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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일기/초등학생

순진한건지...영리한건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많이들 공감하시겠지만 가끔씩(사실은 자주) 아이들의 지나친 장난이나 행동에 욱~ 할때가 있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 ㅠ.ㅠ
핑계를 대자면 제가 사주를 보니 사주에 불이 많다고... ㅎㅎㅎ
불같은 여자라고 하더군요~ --;
겉으론 안그런데, 감정을 폭발시킬 때가 많다고요.

듣고보니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제가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예전엔 안그랬는데...나도 참 상냥한 사람이었는데...쩝~!
지금도 밖에 나가면 상냥한 여자랍니다.
집에서도 대부분은 자상한 엄마가 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답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않을 때도 많지요~ ㅎㅎㅎ

놈들이 큰 사고를 친다거나(물론 엄마의 생각의 기준에서의 큰 사고입니다. ) 말을 안 듣는다거나, 아님 제 몸이 피곤할때 등등...
불쑥불쑥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렇게 화낼 일이 아니었음에도 화를 낼 때가 있습니다.

오늘도 유독 호기심 강한 우리집 딸래미가 엄마가 피곤해서 해롱해롱 거리고 있는데 와서 엄마를 건드립니다.
피곤이 극에 달했던 저의 인내심은 수위를 넘어서 결국 폭발을 했답니다.
버럭~!
익숙해져 있는 딸래미...뭐 울지도 않고, 아들래미 노는 곳에 가서 합류하여 같이 즐겁게 놀더군요. --;

2시간 뒤,
둘이서 뭘 하고 놀았는지 저랑 조금 떨어진 곳으로 와서 대화를 나눕니다.
정말 조금 떨어져있었기에 아무리 속삭여도 다 들리는 거리였지요.

참고로 우리집 아들, 딸은 서로를 공주와 기사로 자주 부릅니다. ㅎㅎㅎ
딸이 아들에게 말을 합니다.
"기사야~! 우리 앞으로 엄마가 화를 낼때마다 이곳에 이렇게 색칠을 하도록 하자." 
"너, 기억 안 나지? 어제도 엄마가 안 잔다고 혼냈잖어~ 그것도 여기에 칠해~!" --;
허걱~!
그러고보니 딸의 손에 스케치북이 들려있습니다.
그곳에 뭐가 그려져있는지 잘 보이지는 않지만 딸래미가 속삭이는 말은 아주 똑똑히 들리더군요~ --;

그 소리에 엄마가 바로 뒤에 있음을 알고 있는 아들은 똑똑한 어조로 말합니다.
"그런건 너나 해~! 난 안해!" (그래...아들아! 너밖에 없다. ㅠ.ㅠ)

이걸 어찌 생각해야하나요? ㅎㅎㅎ
엄마에게 정말로 안 들린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순진성인지...
아니면 일부러 엄마가 듣고 반성하라고 말하는 영리함인지...

어처구니가 없어서 계속 쳐다만보고 있으니 동조하지 않는 아들래미때문에 뻘쭘해졌는지 스케치북을 집어넣더라구요~
딸래미가 잠든 후 몰래 스케치북을 꺼내서 펼쳐봤더니만...
ㅎㅎㅎ 무슨 동그라미가 이렇게나 많은지~
이렇게 많은 횟수만큼 야단을 맞겠다는 건지...
언제적 기억까지 들춰서 색칠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시작했는데, 벌써 동그라미가 5개나 칠해져있네요~ ㅎㅎ
가산점이 있는 모양입니다.



척 봐도 100개는 우습게 넘을 것 같은 동그라미들


괘씸한 생각에 조금 화도 나고,
내가 너무 야단을 쳤나 반성도 되고,
마음이 복잡한 저녁이었습니다. ㅠ.ㅠ

우리 딸래미 순진한건가요...영리한건가요...
제가 반성해야하는 거 맞죠? ㅎㅎㅎㅎ
좀 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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