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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일기/초등학생

유치원 선생님들의 꿈(?)





일본의 기나긴 연휴인 골든위크에 들어서자마자 엄마는 아빠만 남겨두고 둥이들과 함께 외출을 했습니다.
전철도 타고,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시내로의 외출이었답니다.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바로 유치원 선생님 결혼식이었답니다. ㅎㅎㅎ

정해진 시간에 가는거라 전쳘역에 가니 많은 친구들과 엄마들이 있었지요.
다들 초등학교 입학식때의 정장 모습 그대로 나왔습니다. ^^
비록 유치원을 졸업하긴했지만 담임선생님이 결혼을 한다고 하는데 이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어요!!
가보고 싶어도 초대받지 못하면 갈 수 없는 일본결혼식의 특성을 감안하면 선생님께 초대받은 아이들과 엄마들은 행운이라고 할 수 있죠~

정확히 말하면 아들래미의 유치원시절 담임선생님(딸래미는 다른 반이었음)은 결혼식을 앞두고 엄마들에게 부탁을 하셨더랬습니다.
본인이 유치원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평생의 꿈이 결혼식 때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들이 노래를 불러주는 거라고 말이죠. *^^*
선생님의 꿈이라는데 외면할 수는 없겠죠?

너무 어린 아이들이었다면 곤란하셨겠지만 그래도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이니 결혼식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지는 않을테니 부탁을 하신 것 같아요~
저희는 물론 결혼식장에는 들어가보지도 못했습니다. ㅠ.ㅠ
아이들과 엄마들이 출연하는 때는 결혼식때가 아니라 피로연때였거든요.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엄마들은 아이들을 모아놓고, 노래연습도 시키고, 선생님께 전할 축하메세지도 연습시켜가면서 기다렸답니다.

 

기다리다 지친 아이들은 노래 연습도 대충!! ㅎㅎ



그러고 있으니 웨딩드레스에서 피로연 드레스로 갈아입은 어여쁜 선생님이 홀에 들어오셨습니다.
연예인이 따로 없더군요.
엄마들은 본인 아이들은 챙기지않고 선생님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답니다. ㅎㅎㅎ




어여쁜 선생님과 피로연에 참석할 아이들


선생님께서 피로연장으로 입장을 하시고, 잠시 후 아이들이 줄을 맞춰서 들어갔습니다.
하객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으면서 말입니다. ^^
엄마들 또한 2층 테라스부근에 줄을 서서 같이 노래도 부르고, 선생님 사진도 찍고 그랬답니다.
아이들은 일렬로 줄을 서서 선생님께 축하의 노래를 불러드렸고, 선생님과 남편분께 축하의 인사도 큰 소리로 합창했답니다.
노래가 끝나고는 선생님께서 고마움의 표시로 준비하신 과자선물까지 받아왔답니다.




피로연장에 들어선 아이들. 아이들이 들어가니 왠지 더 어수선해진 분위기! ㅎㅎㅎ
그래도 아이들 노래에 하객들은 감동받은 듯 했답니다. ^^


결혼식이 보고싶기도 했지만 일본에서 정식으로 초대받아서 결혼식에 가게되면 그 비용을 감당하기가 힘들것 같더군요.
그러한 부담때문이지 일본 사람들은 꼭 부르고싶은 지인들에게만 초대장을 보내는 모양입니다.
초대장을 받으면 참석여부를 알려주는 것이 예의라고 합니다.
결혼식 준비에 차질이 생기지않게 하기 위함이겠지요~
식사값을 생각하면 혼자서 결혼식에 초대받을 경우 축의금은 2-3만엔(20-30만원정도) , 부부가 같이 갈 경우의 축의금은 최소 5만엔이라고 하니 가게 되더라도 꽤나 부담이 되는 금액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희는 밥을 먹고 온 것도 아니고, 정말 노래를 불러주기 위해서 모인 팀이라 소정의 금액을 걷어서 선생님께 선물만 전달해 드렸답니다. ^^
큰 돈 내고 오라했으면 아무도 안 갔을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
피로연장의 분위기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하객들의 인원수가 정예부대만 모아놓은 느낌이었답니다.
간소해보이고, 깔끔한 느낌이라 좋아보였습니다.

결혼식 때 제자들의 축하노래를 듣는것이 유치원선생님들의 로망이라고 하더군요~ ㅎㅎㅎ
선생님!! 행복하게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