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쌍둥이 육아일기/초등학생

할머니는 뜨개질 종결자





둥이들의 할머니, 즉 저의 시어머님께서는 거의 1년내내 뜨개질을 하십니다.
뜨개질하면 겨울만 생각했지 봄, 여름은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
계절별로 다양한 실들이 나와있는 덕에 계절에 상관없이 뜨개질을 하십니다.
물론 겨울용품을 제일 많이 만드시기는 하십니다.


늦은 봄과 여름용으로 만드신 반팔 스웨터.
사실 사이즈 측정 실패로 아이들한테는 크고, 저한테는 조금 작은 옷입니다. ㅎㅎ
이젠 애들이 좀 컸으니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올해는 한번 입혀볼까 합니다. ^^


시어머님께서 원래부터 뜨개질을 간간이 하셨던것 같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열성적이시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둥이들이 태어나고부터는 정말 매일매일 뜨개질을 하시게 되었답니다.
둥이들이 애기때는 만들어 준 옷, 사준 옷 구분할 줄도 모르고, 입히면 입히는대로 다녔는데, 지금은 머리 좀 컸다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말하곤 합니다.

"할머니! 난 파란색 스웨터가 좋아요. 그걸고 만들어 주세요~"
"할머니! 난 노란색...그게 없으면 핑크색도 좋은데, 원피스가 좋아요~"
뭐, 지들이 말한마디 하면 하루만에 뚝딱 만들어지는 줄 아나봅니다. --;

이쁜 손주들이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옷을 너무나도 기뻐하며 입는 관계로 어머님 또한 그 모습을 보는 기쁜 마음에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르고 자꾸만 만들게 되신다고 하시더군요.

 

 

 

뜨개질하면 젤 먼저 생각나는 목도리(보라색 목도리는 캐시미어실로 짜셨다고 합니다.)


온가족의 여름용 벙거지모자


그 덕에 팔에 병도 나셨고, 손가락, 팔목 또한 만신창이가 되셨었답니다.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비해 쉬엄쉬엄 하고는 계시지만 여전히 둥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뜨개질을 하고 계신답니다.
가끔씩 아들인 쌍둥범과 며느리인 이쁜때지 옷도 만들어 주신답니다. ㅎㅎㅎ
둥이들 덕에 호강하며 얻어입고 있습니다.



딸래미와 엄마의 셋트용 조끼치마입니다.
레깅스와 함께 입기에 딱 좋은 옷입니다. ^^


원래도 손재주가 있으신 분이라 뭘 만드는 걸 잘하시는 편이신데, 뜨개질을 몇년간 계속 하시다보니 그 솜씨가 날로 늘어나시더군요.
어쩔땐 시판용과 구분이 안되서 여쭤본 적도 있답니다. ^^
매년 몇 벌씩 받는지라 그 옷들을 전부 올릴 수 없어 옆에 나와있는 것 몇 벌만 사진을 찍어보았답니다.
겨울을 지낸지 얼마되지 않아서 대부분이 겨울 옷이기는 하네요~ ㅎㅎ



손녀를 위해 만드신 원피스들과 치마입니다.
위의 원피스들은 이젠 작아져서 입지도 못하는 옷들이 되어버렸답니다.


정성이 듬뿍 들어간 옷이라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받고있기는 한데, 한가지 작은 문제점이 있다면 뜨개질로 만든 옷은 그냥 세탁기에 돌리지 못한다는 점이 불편하답니다.
일일이 손빨래를 하거나 세탁기에서도 울세탁을 선택 후 따뜻한 물을 사용해야 하더군요.
그래도 빨고나면 좀 작아지는 느낌이...ㅠ.ㅠ
말릴때도 햇볕에 널어서 말리지 못하고, 선선하고 그늘진 곳에 펼쳐서 말려야하니...보일러가 없고, 카페트나 다다미로 이루어진 일본 방바닥에서는 조금 힘든 부분이기도 하답니다.





손자를 위해 만드신 자크달린 스웨터들.
겨울에 겉옷으로 입고 다니기에 딱 좋은 옷입니다. 사슴무늬도 넣으시고, 날로 솜씨가 발전하고 계십니다.


게다가 초등학교에서 당췌 뭘하고 노는지 집에 돌아오면 저들의 몸에서 모래가 후두둑 떨어집니다.
처음엔 모르고 방에 들였다가 방바닥에 쌓여있는 모래들을 보고 깜짝 놀란 적도 있답니다.
전 해변가에 온 줄 알았다니깐요~ ㅠ.ㅠ
그런 일상에서 실로 짠 옷은 쥐약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모래가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가 어려운 구조니깐요~
이젠 그만 만드셔도 될 것 같은데...그러면 어머님께서 서운해하실 것 같아서 말씀도 못드리고 계속 받기만 하고 있답니다. ^^

"얘들아~! 제발 깨끗하게 놀고 와 줄수는 없는거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