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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일기/초등학생

일본학교의 열악한 냉방시설





이곳 일본도 연일 무더위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장마가 끝났는지 간간이 내리는 게릴라성 호우를 빼고, 비소식이 없네요~
일본에서는 무더위때문에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뉴스도 심심치않게 들립니다.

한국도 많이 더웠죠?
더위에 지쳐 계시는 이웃분들이 많으신 걸 보면 한국의 날씨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의 더위는 한국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기온상으로는 비슷한 것 같은데, 습도면에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아무래도 일본은 사방이 바다로 둘러쌓인 섬나라이기때문이겠지요.
일사병은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가 높을 때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비가 내린 후의 더위를 더 조심해야 한다고도 합니다.

올해의 여름도 겁이 날 정도로 덥습니다.
아무래도 작년의 기록을 갱신할 모양입니다.
6월부터 한여름의 날씨를 보였었지요~

초등학교에 들어간 둥이들 역시 더위에 허덕허덕합니다.
둥이들은 아시다시피 사립초등학교가 아닌 일반 공립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몰랐었는데, 초등학교의 냉방시설은 여지껏 시설이랄것도 없었을 정도로 미비했던 모양입니다.
이 습하고 더운 일본의 초등학교가 말이지요~ ㅠ.ㅠ
에어컨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여지껏 선풍기 한대도 없는 교실에서 여름을 보냈다는 얘기를 듣고 허걱~ 소리밖에 안나오더군요.

지금까지 일본학교에서 그런대로 냉방시설을 갖추고 있는 학교들은 주변에 공항이나 자위대, 미군기지가 있어서 비행기가 뜰때마다 창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있는 곳들이라고 합니다.
일본학교의 냉방시설률이 이렇게 저조한 이유는 아이들은 여름의 더위에 견딜수 있어야만 한다는 교육적, 의학적인 이유, 무더운 시기는 여름방학에 들어간다는 것에 기반한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베이비 붐 세대에 학교의 증설이 시급했기에 냉난방 시설에까지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고도 합니다.

<사진은 다른 학교의 모습입니다.>
둥이들 학교는 벽면에 2개가 붙어있는데, 수업참관시 사진촬영 불가라 못 찍었답니다.





그건 예전의 일이고, 지금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여름 더위가 6월부터 기승을 부리니 일본학교로서도 점차 냉방시설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둥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역시 작년 여름 기록적인 더위덕분에 각 교실에 2대씩 선풍기를 설치했답니다.
선풍기 또한 벨마크를 통한 수익으로 구매를 했답니다.

 

벨마크 관련 글 : 일본의 벨마크 운동


이러니 올 여름도 각 교실에 설치된 2대의 선풍기로 버텨야하는 상황이랍니다.
6월에 수업 참관이 있어서 가보니 선풍기 역시 직접적인 바람의 효과를 노렸다기보다는 벽 위에 달려서 교실안의 공기를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교실의 창문과 문은 모두 활짝 열려있는 상황이지요~
그러다보니 가끔 나비나 벌들이 날아 들어오곤 하는 모양입니다. ㅎㅎㅎ

거기까지도 좋습니다.
선풍기가 어디냐....이거라도 제대로 돌려주면 그나마 안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일본의 그 매뉴얼대로 하는 습성이 문제가 되더군요.
학부모의 입장에서 볼때는 더울때 사용할려고 달아둔 선풍기니깐 그게 언제가 되었든 날씨가 더워지면 사용을 해야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학교입장에서는 이게 또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선풍기 사용은 7월부터 사용하는 것이 규칙(?)이므로 6월에 기온이 34-5도를 기록하는데도 불구하고 켜지않더라구요~ ㅠ.ㅠ
7월부터 사용을 해야한다는군요~
세상에나...별 규칙이 다 있습니다. ㅠ.ㅠ
그래도 6월 말에 수업참관이 있던 날은 부모들이 오기때문인지 선풍기를 마지막시간부터 켜놓고 있었다 하네요~

덕분에 둥이들 몸이 말이 아니랍니다.
유치원에 다닐때도 에어컨을 켜주기는 했지만 그리 시원하게 해놓은 상태는 아니었던지라 엄마들 사이에서는 나름 불만이 있었답니다. (돈을 낸만큼 켜주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지요~ ㅎㅎㅎ)
일본 유치원은 냉난방비를 매달 따로 받는답니다.
유치원마다 금액에는 차이가 있지만 둥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은 냉난방을 켜는 달에는 1000엔씩을 더 냈었지요.
어쨌거나 약하게나마 에어컨을 가동했기에 여태껏 땀띠도 별로 난 적이 없었답니다.

그런데,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고  더위가 찾아온 6월이 되면서부터 아이들이 피로에 쩔은 기색이 역력해지기 시작했답니다.
놀더라도 더운곳에서 놀면 더 지치기 마련이지요?? ㅎㅎㅎ
딸래미는 가벼운 결막염을 시작으로 눈 주변에 습진이 생겼는지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했답니다.
머리 속에도 땀띠가 나기 시작해서 그걸 또 긁으니 상처가 생겨 진물이 납니다. ㅠ.ㅠ
몸에 난 땀띠는 말할 것도 없고, 더위에 지쳐서 온 몸의 임파선이 다 부었네요. ㅠ.ㅠ

자기전에 약 바르는데만 30분이 걸리더라구요~ 종류별로 바르다보니...
지금 절전이고 뭐고간에 집에 오면 에어컨 켜주고, 몸 식혀주기 바쁘답니다. ^^

지금은 7월이라 선풍기 2대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기는 한 것 같은데, 큰 교실에 선풍기 2대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제가 갔을때는 뭐 서서 수업 좀 듣는 것만으로도 땀이 주룩주룩 흘렀거든요. ㅠ.ㅠ
빨리 여름방학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입니다.
자면서도 가려워서 괴로워하는 아이들보기가 맘이 아프네요~

아이들은 더울 땐 덥게, 추울 땐 춥게 키우는게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너무 약하게 길러지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그 취지에 나름대로 공감도 하지만
날씨를 봐가면서 규칙도 적용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