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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일기/초등학생

달콤한 시간 30분~





한국에선 요즘에 집에 텔레비젼을 없애고, 거실을 서재화 하는 집들이 늘어나는 추세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반면, 텔레비젼에 중독되어 있는 아이들도 많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릴때부터 텔레비젼의 맛을 알려주고 싶지 않았기에 쌍둥범과 저는 애들앞에서는 절대로 텔레비젼 시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둥이들이 3살되던 해까지는요~ ^^;
만3살이 넘어서부터 조금씩 일본어 노출을 위해 15분정도씩 우리나라의 <뽀뽀뽀> 같은 어린이프로를 보여주거나 학습지에서 나누어주는 DVD를 보여주기 시작했답니다.

워낙에 안보던 텔레비젼이라 그런건지...아니면 잘 못알아듣는 일본어로 나와서 그런건지...
둥이들은 텔레비젼에 별 흥미가 없었답니다.
틀어줘도 좀 보다가 책을 본다던가 2층으로 놀러가버린다던가 뭐 그러더라구요~ --;
큰 맘 먹고 틀어줬는데...쩝~!

그랬던 그들이 정신줄 놓고 보는 프로그램이 생겼으니 이름하여 바로 <호빵맨>이랍니다. ㅎㅎㅎ
유치원을 가기 시작하면서 친구들 입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듣게 되니 모르던 것을 많이 알아오더군요~
단체생활이 장단점이 있더군요. ^^
보고 싶은 것은 많을거라 생각하지만 그 중에서 한가지를 선택한 것이 바로 호빵맨이었답니다.

 



우선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 5회 방영되기 때문에 매일 볼 수가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또한 엄마의 입장에서도 크게 나쁘지 않은 것이 호빵맨은 예의바른 영웅이라서 ㅎㅎ 존댓말을 잘 사용합니다.
둥이들은 일본에서 살고 있지만 존댓말을 들을 기회가 많지를 않답니다.
유치원에서조차도 선생님과 반말로 대화를 하기때문에 존댓말을 알길이 없습니다. ㅠ.ㅠ
반면 만화지만 호빵맨은 어른들께 예의바르게 말합니다.
친구인 식빵맨은 모든 이들에게 더없이 상냥하고 친구들에게조차도 존댓말을 사용합니다.
캐릭터들도 대부분이 음식들이라서 아이들에게 식재료들의 이름을 가르쳐주기에도 좋습니다. ㅎㅎㅎ

호빵맨의 원래 방영시간은 1시간인데, 우리집 둥이들은 30분만 방영하는 걸로 알고있답니다.
1부와 2부로 나뉘어서 방영하고, 중간에 광고시간이 있는데, 1시간이 길다고 판단한 엄마가 1부만 보여주고 끝났다고 텔레비젼을 끄기때문이지요~ ^^
둥이들은 2부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릅니다. --;

처음에는 제가 껐으나 아이들에게 자제력을 가르쳐주기 위해 호빵맨이 끝나면 텔레비젼을 끄라고 말했답니다.
그러나, 텔레비젼이 더 보고싶은 아이들이 가끔 자제력을 잃고 텔레비젼을 끄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럴때마다 엄마는 봐주지 않습니다. 한번 넘어가면 그 다음부터 엄마의 말은 안 들어도 되는 말이 되기때문이죠.
아이들과 처음부터 약속을 합니다.
오늘 호빵맨을 보고, 끝나면 바로 끄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내일의 호빵맨은 시청불가!!

둥이들은 처음엔 설마 엄마가...하는 마음에 텔레비젼을 끄지 못했답니다.
덕분에 다음날 호빵맨의 그림자도 볼 수가 없었지요.
물론 눈물, 콧물 조금 흘렸으나...본인들의 잘못을 말해주자 바로 수긍을 하더군요.
그 다음부터 둥이들은 호빵맨이 끝나자마자 텔레비젼을 칼처럼 끄게 되었답니다. ㅎㅎ




그들에게 하루에 주어진 30분의 tv시청은 너무나도 달콤한 시간이지요~
밖에 나갔다가도 호빵맨 할 시간이 다되어가는데...라고 말하면 집에 뛰어서 들어갑니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눈 깜박할 시간조차도 아까운 듯 몰입이 극에 달합니다.
그 옆에서 엄마는 찍 소리도 못하지만...어쩌겠어요~
그들에게 이 시간은 참으로 소중한 시간인 것을요!! 지켜주어야겠지요~ ^^

그런데, 어른인 제가 같이 봐도 참 재밌더라구요~ ㅎㅎㅎ
일본어 공부를 위해 저도 같이 봐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