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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일기/초등학생

요즘같은 세상에 꼭 필요한 자치회문화(일본)





제가 어릴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선 반상회라는 자치회가 있었죠~
한달에 한번 정도 동네주민들이 회합을 가졌던 것 같아요.
귀찮을 때도 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동네사람들 얼굴도 익히고, 서로 친목도모도 할 수 있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당시 부모님들은 많이 귀찮아하셨었죠. ㅎㅎㅎ

그런데, 요즘엔 반상회라는 말을 들어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는 것이 일상화되어 버렸고, 부녀회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정작 부녀회회원이 아닌 사람들은 누가 누군지 알 수가 없죠.

세상이 험난해서 아이들을 바깥에 풀어놓고 놀리기가 쉽지않은 것이 현실인 요즘.
반상회라는 것이 남아서 정기적으로 얼굴을 보고 지낸다면 조금은 더 안심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일본도 아이들에게는 안전하다고 볼 수 없는 곳이죠.
워낙에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보니 아이들에게 안전교육을 시키지만 불안한 것이 사실입니다.
조금이라도 늦게 집에 돌아오면 무슨 일이 있나 걱정부터 됩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아이들 뒤를 졸졸 쫓아다닐수도 없는 노릇이니 답답할 때가 있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많은 지역에서 초등학생들은 집단 등교와 집단 하교를 시행하고 있을 정도로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기도 합니다.
요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어난 것이 이유지요.

그러나 제가 사는 동네에는 집단 등,하교라는 것이 없습니다.
우선 1학년들은 끝나는 시간이 전원 똑같으니 사실상 집단하교와 다름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걱정은 됩니다.
그런데, 저의 그런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바로 자치회의 활동이더군요.
아이들이 많은 지역이라서 그런지 동네자치회에선 특별히 아이들 안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동네의 자치회가 하는 일은 무진장 많습니다.
때마다 공원에서 파티도 열고, 여름엔 캠프도하고, 공원 청소도 하고, 별자리보기도 하구...등등
그러나 안전활동만을 보면,
첫째,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저녁에 30분씩 방범을 돕니다.
여러명이 함께 말이죠.
저희도 자치회 일원으로 몇달에 한번씩 방범돌라는 연락을 받고 참여를 합니다. ^^

둘째, 낮에는 지역 유지분들이(물론 자치회를 꾸려가시는 분들이시죠) 트럭을 타고 확성기로 인사를 하면서 온 동네를 돕니다.
특별히 아이들이 지나가면 꼭 멈춰서서 손이라도 한번 흔들어 주고, 인사라도 건네주고 가시더군요. ㅎㅎ

셋째, 동네분들에게 회람을 돌리면서 부탁을 합니다.
<강아지산책이나 마트에 장보러 가실일이 있으시다면 아이들 하교시간을 활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초등학생들 하교시간에 보면 유난히 산책하러 나온 강아지들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니 특별히 이상한 사람들이 나타나기가 쉽지만은 않겠죠~

그런 지역 자치회활동과 함께 초등학교 학부모회에서도 방범활동이 따로 있습니다.
무조건 전원참가입니다. ㅎㅎ
한 팀이 4명정도로 팀별로 2주씩 하교시간 전 20분씩 자전거를 타고 주변을 돌면서 주위를 살피는 거죠.
팔에는 방범이라는 완장을 차고, 자전거 앞에는 패트롤이라는 푯말을 달고 학교주변을 다니는 거라더군요.
내 아이가 보호받기를 원하면 당연히 참여해야만 하는 활동이겠지요? ^^


초등학교 부모회의 방범일정표과 각 지역별 자치회의 연락처, 그리고 자전거에 달아야하는 완장입니다. ^^


이런 방범활동들이 있기에 많은 부모들이 그나마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갈수록 무서운 세상에서 특히나 아이들 대상의 범죄가 늘어나는 세상에서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건 지키고자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서로 얼굴도 익히고, 인사도 나누니 분위기도 좋아지고, 나름대로 안전한 가운에서 생활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요!!
우리나라도 이런 자치회활동들이 살아나야한다고 하면 다들 귀찮아서 싫어들 하실려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