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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일기/초등학생

오지랍넓은 아이들 덕에 넓어져만 가는 엄마의 인맥





어제 딸 아이가 집에 돌아올 시간을 한참 넘겨 왔습니다.
너무나도 걱정된 나머지 화가났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를일이기에 일단 물어보았습니다.

"왜 이렇게 늦었어? 걱정했잖아~"
그러자 딸래미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하더군요.
"걱정했어?
근데, 신발 다 신고 집에 갈려고 나왔는데, 친구가 어디에 걸려 넘어져서 입술이 찢어져 피가 나더라구요.

아픈 친구를 두고 그냥 갈 수는 없잖아~
데리고 양호실에 갔다가 너무 아픈것 같아서 짐들고 집까지 데려다주고 왔어."

요렇게 대답하는데 어찌 야단을 치겠습니까!
아픈 친구를 모른척 하지않았던 행동에 대해 칭찬해주고 끝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조금있다 제 핸드폰으로 모르는 전화번호가 뜨더군요.
전화를 받으니 상대방이 말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3반 00엄마입니다.(딸아이가 도와준 친구의 엄마더라구요.)
오늘 제 딸아이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도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 친구의 엄마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위해 전화를 했더라구요.
웬만하면 제가 외국인이라서 말이 안통할까 겁이나서 전화를 안할 것 같은데...ㅎㅎ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딸아이가 하고 있는 발레교실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물어보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렇게 한번 전화를 하고나면 그 담부터는 학교에 가서 특별히 아는척도 하게 되고 인사도 하는 뭐 그런 사이가 됩니다. ^^

생각해보니 얼마전 딸아이가 다치고 왔을때도 크게 다친것이 아니라서 조용히 넘어갔었는데, 그때의 상대방 엄마가 그걸 너무 미안하게 생각하더군요.
절 볼때마다 챙겨주느라 여념이 없더라구요. ^^

아들아이도 다친 친구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오느라 늦은 적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엄마인 저는 그 아이들의 엄마들로부터 인사를 받느라 바쁩니다.
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들끼리만 놀기때문에 엄마들끼리 서로 친하게 될일이 별로 없다고 귀가 따갑게 들어왔었답니다.
그런데, 저는 오지랍넓은 아이들 덕에 갈수록 인맥이 넓어져만 가네요.
이거 감사해야만 하는 일이겠죠?






유치원때부터 그랬습니다.
저는 그 아이 얘기를 집에서 들어보질 못했는데, 그쪽 엄마는 저희 둥이들에게 인사를 합니다.
"00랑 놀아줘서 고맙다. 00가 유치원에 가서 첨 생긴 친구라며 니 얘기하더라~" ㅎㅎ
저도 덩달아 인사를 듣게 됩니다.
그러고나면 그 엄마와는 말까지 놓고 지내는 아주 친한 사이가 됩니다. ^^

전 엄청 수줍음타고 낯도 가리고 하는 성격인데...
제 아이들은 다행히도 엄마인 제 성격을 닮지 않았나봅니다.
앞으로 아이들덕에 또 어떤 새로운 인연들이 생겨나게 될지 어떤 의미에서는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