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쌍둥이 육아일기/유아기

유치원생 아들이 그린 그림으로 본 부모의 모습





요즘 제가 있는 이곳은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매일매일의 기온차가 크답니다.
주말엔 여름날씨처럼 덥더니만 일요일부터 내린 비로 기온이 뚝~! 떨어져서 갑자기 추워졌답니다.
덕분에 애들이랑 저랑 감기에 걸려서 골골거리고 있네요. ㅠ.ㅠ
애들은 약 먹여서 재웠고, 저도 방에 홀로앉아 열 재고, 약 먹고 블로그하고 있네요~ ㅎㅎㅎ
이럴 때 쌍둥범님이 일찍 퇴근하시면 참 좋으련만...요즘같아선 꿈같은 일이네요~
문자를 보내볼까 생각중입니다. 마누라 다 쓰러져간다고... ㅎㅎ

오늘은 아들래미가 작년 유치원에서 그렸던 그림을 올려볼까 합니다.
딸래미랑은 반이 달라서 수업시간 내용도 다릅니다.
그래서 같은 주제로 그린 그림은 없네요~ 아쉽게도 말이죠.

하나는 어머니의 날(5월)을 기념으로 엄마들을 위해 준비한 그림이었고요.
또 하나는 아버지의 날(6월)을 기념으로 아빠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준비한 그림이었답니다.

주제는 똑같습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엄마, 아빠의 얼굴과 엄마,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그리는 겁니다.

어머니의 날을 앞두고 수업참관을 갔더니만 유치원 교실벽에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답니다.
모든 아이들의 그림이 다 보여지고 있는 상황인거죠.
별 생각없이 모든 엄마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보고 있었답니다.
근데, 자세히 보니 엄마들 얼굴이야 애들이 알아서 그렸을테고, 그 옆에 엄마가 좋아하는 것들에 눈이 가더군요~
요 사실에 생각이 꽂히자 다들 난리가 났습니다.

애들이 그려놓은 그림들 때문인데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엄마의 얼굴 옆에 텔레비젼을 그려놓았더군요.
엄마가 상당히 텔레비젼을 즐긴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거죠. 거기까지도 좋습니다.
그 옆에 나뒹구는 맥주캔들까지...ㅎㅎㅎ
어쩜 애들이 하나하나 그런것까지 그려놓았는지...자신들의 눈에 그렇게 비춰졌다는 뜻이겠죠?
다들 텔레비젼과 맥주를 자중해야겠다는 얘기들을 하더군요.


저도 살짝 겁을 먹고, 아들의 그림을 찾았습니다. ㅎㅎㅎ
그런데, 기특한 녀석!! 엄마의 품격을 높여놓았네요~
엄마의 얼굴 옆에 벚꽃나무를 떡!하니 그려놓았더군요. 떨어지는 꽃잎까지...
같이 마트 나들이 가면서 제가 감탄을 자아냈던 사실이 인상깊었었나 봅니다.
저도 애들이 집에 없을 때는 텔레비젼을 봅니다. 애들앞에서는 잘 안볼려고 노력하기에 엄마가 텔레비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ㅎㅎㅎ
전 술도 못 마십니다. ㅎㅎㅎ  다행입니다.



이게 제 얼굴입니다. ㅎㅎㅎ 그 옆에 벚꽃나무와 사쿠라라는 글씨가 써져있답니다. ^^



그 다음 아버지 참관 수업이 있던 날~ (6월입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휴일에 텔레비젼을 많이 보시죠?
아빠들도 크게 다른건 없었답니다. 텔레비젼이나 자동차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 아들은?
아빠의 얼굴은 대문짝만하게 그려놓고, 옆에 아주 작게 그려놓고, 못알아볼까봐 글로 써놓았더군요.
책! 이라고...
쌍둥범께서 책을 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 관계로 아들 눈에는 아빠가 좋아하는 것이 책이라고 그리 보였나봅니다. ㅎㅎ


 

이건 쌍둥범의 얼굴입니다. 스케치북이 꽉 찼습니다. ㅎㅎ
그 위에 조그맣게 책장 넘어가는 책 그림과 혼(책)이라고 적어두었답니다.


부모가 이렇습니다.
그 그림 하나로...기분이 왔다갔다 하니 말입니다. ^^
그렇다고 다른 엄마들이나 아빠들이 실망하거나 기분 나빠했던 건  아니랍니다. ㅎㅎ
그저 "어머~~부끄러워~!" 하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더군요.

아이들은 자신이 줄곧 보아오던 부모의 모습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을테니...
앞으로도 더더욱 제 자신을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근데, 아마 지금 다시 똑같은 주제를 주고 그림을 그리라고 한다면...
울 아들 엄마옆에 컴퓨터를 그려놓지 않을까...사알짝 걱정이 됩니다. ㅎㅎㅎ

그림으로 아이들의 심리를 알아보는 것 은근히 재미있더군요.
한번 해보시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