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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일기/유아기

일본에서 아이들 유치원보내며 엄마가 스트레스받은 이유





벌써 10월도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10월 말일은 할로윈데이가 있습니다.
이런 외국행사들이 언제부터 자리를 잡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일본도 그렇고, 한국에서도 그렇고 유치원에서는 할로윈행사들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좋아하니깐 그걸로 된건가요?? ^^

할로윈데이가 다가오니 작년 이맘때즈음이 생각나네요.
이곳 일본에서는 유치원에서 무슨 행사가 있거나 필요한 물건들이 있으면 직접 만들어오라고 말을 합니다.
모든것이 DIY 위주로 되어있습니다.
말이 쉽지 집에서 모든걸 직접 만든다는것이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온답니다.

10월 말의 할로윈행사를 위하여 유치원에서 안내문이 날아왔었습니다.
할로윈행사는 유치원생 모두가 참여합니다. 그저 강당에 모여서 호박모양의 쿠키를 나눠먹고, 과자선물도 받고 뭐 그러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졸업반아이들은 할로윈의상을 준비해서 가두행진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의상을 준비하라고 안내문이 온것이지요.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어디서든 할로윈의상을 구입하기가 쉬워졌습니다.
비싼것도 있지만 저렴한것도 있고 종류도 다양하더군요.
그런데, 유치원에서는 돈을 들이면 부담스러울것을 염려해서 그런지 집에서 직접 제작을 해서 가지고 오라고 합니다.
헐~~ 무슨 재주로 그걸 만드나...정말 두달동안 머리털이 하얘질정도로 고민만 엄청했답니다.

미싱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엄마들은 의상을 직접 제작하기도 하구( 제가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입니다. ㅠ.ㅠ), 아니면 까만비닐봉지나 흰비닐봉지를 이용해서 유령의상을 제작하기도 한다구 하더군요.
이맘때가 되면 마트에서 까만비닐봉지 찾기도 어렵다고 할 정도니 많은 유치원에서 이러고 있나봅니다.

전 미싱을 잘 못 다룹니다. ㅠ.ㅠ 그렇다고 손바느질을 하자니 어느 천년에 완성을 하나 고민스럽고, 구상조차도 안됩니다.
선생님을 붙잡고 고민거리를 얘기하니 살짝 귀뜸을 해주시더라구요.
"사시는 분들도 계세요~~~"
ㅎㅎㅎ 사더라도 직접 만든것처럼 꾸며서 가져가야한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베이스는 준비가 되니깐 훨씬 수월할 것 같더라구요.
100엔샵(우리나라에선 천냥마트인가요?)에 가면 망토나 마녀모자 등등 많이 팔더라구요.

그래서 전 마음을 비우고 기본적인 망토와 모자를 구입했습니다.
대신에 그곳에 이것저것 달아서 붙일 리본과 별, 스티커 등을 구입했답니다.
아이들은 엄마의 스트레스는 안중에 없고, 망토 둘르고 모자쓰고 좋다고 난리입니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집에서 애용하고 있는 물품 중 하나가 되었답니다.


 


작년에 사용한 유치원 할로윈행사때 의상입니다.
저렴하게 구입한 망토와 모자에 별도 달고, 빨간색 리본도 두르고, 그림도 그려넣은 나름 수제품입니다.




유치원에 들어갈때도 유치원에서 사용할 필요한 물건중에 만들 수 있는 건 전부 만들어 오라고 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주로 만들어야 했던 물품들은 주머니 종류와 요리시간에 사용할 앞치마와 모자였답니다.
이때는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끙끙 앓기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엔 한국에 나갔을때 시장에 나가 만들어 왔었답니다.


유치원 요리시간에 사용했던 앞치마와 삼각수건입니다.
제가 만든건 아니지만 부탁해서 받은 것이랍니다. ㅠ.ㅠ



요즘 집에서 아이 옷이나 물건등을 만드는 사람들이 줄어즐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 않나요?
잘 하시는 분들은 전문가 못지않은 솜씨를 뽐내시기도 하지만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만한 고역이 없더라구요.
일본 아줌마들도 보니 대부분이 친정에 부탁해서 만들어달라고 하는 것 같았답니다.
이럴바에는 사는 것이 편할텐데...하는 생각도 해보았답니다.
오히려 만드는 것이 돈도 더 많이 들거든요. ^^

이젠 점점 사는걸로 대체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둥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면서 이걸 어찌 만들어야하나 고민만 했던 시간들을 생각해보면 아직도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ㅎㅎㅎ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이렇게까지 힘든 일인줄 첨 알았거든요.

혹시 몰라 미싱을 구입하기는 했는데...이참에 기술을 연마해볼까 생각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