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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일기/유아기

어른보다 넓은 아이들의 마음





오늘은 둥이들의 초등학교 입학실날입니다.
입학식을 앞두고 예상치 못했던 천재지변이 있어 맘고생을 좀 했지만 그래도 입학식날은 오는군요~ ^^
이눔들이 벌써 초등학생이라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입학했던 날의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말입니다.

초등학교 입학식을 앞두고 이것저것 물건들을 정리하다보니 둥이들이 첨 유치원에 들어갔을 때 생각이 나더군요.
몇 번 언급했었습니다만 달랑 일본어 단어 3개만 알고 유치원에 입원했던 녀석들이라 첨에는 걱정을 하지않을수가 없었답니다.
말이 안통해서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까...친구들과 어울리는데 문제는 없을까...등등 말이죠.



                        졸업식 전날 마지막으로 유치원가는 길에 찍은 사진입니다.


어느 날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그날 있었던 일들을 말해주는데 전 그때 또 한번 깨달았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아이들에게서 배울점이 더 많다는 것을요!!

유치원은 한 학년(만3살, 만4살, 만5살) 이 3개의 반으로 나누어져있습니다.
둥이들은 유치원의 규칙에 따라 다른반으로 나뉘어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쌍둥이들의 경우 같이 있으면 서로 의지하게 되어서 적응이 더디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태어나서 첨으로 떨어지게 된 둥이들은 참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았습니다만...그것도 자신들이 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기에 하나하나 걸고 넘어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운동장에서 노는 시간에는 모든 아이들이 섞여서 놀기때문에 둘이서 놀 수도 있다며 좋아하더군요.

그날도 둘이서 흙으로 떡만들기 놀이를 한 모양입니다.
근데, 다른 아이가 오더니 마구 부수기 시작하더랍니다. --;
만들어 놓으면 부수고, 만들어 놓으면 부수고 했다며 얘기하더군요.
그말에 이 모자란 엄마는 일본어로 "야메떼(하지마!)"라는 말을 가르쳐주며 다음부터 친구가 그러면 그 말을 사용하라 일렀답니다.

이 엄마의 말을 듣고 있던 아들이 말하더군요.

"엄마! 그게 아니야~ 그 아이는 같이 놀고 싶어서 그렇게 심술을 부렸던거야."
"그걸 어떻게 알았어?"

"자꾸만 부수길래 내가 그 아이것도 하나 만들어서 줬거든. 그랬더니 걔가 나한테 '고마워'라고 하더라구.
그 다음부터는 만든걸 부수지 않았어."


제가 참으로 많이 부끄러웠답니다.
아이는 알고 있는 친구의 마음을 한참이나 더 살았다는 엄마는 그 아이의 행동만을 문제삼아 괘씸하다고만 생각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둥이들은 말이 통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명씩 한명씩 친구를 늘려가더군요.

개인용 시트를 가져오지 않은 친구가 있으면 좁은 자기 시트에 같이 앉자고 말하며 같이 먹곤 했는데, 그렇게 같이 앉아서 밥을 먹었던 친구들은 모두들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답니다.

아이들도 알고 있더군요.
자기가 다른이들로 부터 받은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를 말이죠.
말이 통하지 않는 친구일지라도 아이들의 세상에서는 친구가 되는데 있어서 언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제 자신이 많은 것을 아이들로부터 배우고 있다는 것을 문득문득 느낍니다.
내일이면 또다시 새로운 세상으로 발을 내디딜 아이들이 조금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것처럼 앞으로도 잘 할 거라 그렇게 믿고 지낼렵니다.
그래도 되겠지요? ^^



급식시간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