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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일기/초등학생

일본초등학교의 재난대처방법





워낙에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이다보니 유치원때부터 재난에 대비해서 매년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민방위훈련의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만 조금 더 실감나게 훈련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일본은 지진이 많은 나라이므로 초등학교에서는 강진에 대비해서  매달 훈련을 실시하고 있답니다.
둥이들이 1학년이기에 더 자주 훈련을 받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입학하고 한달간은 거의 매주 재난대비훈련을 받았답니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인솔하에 여러번 훈련을 받고나면 초등학교에서는 1학기중에 하루를 정해서 부모님들까지 참여하는 훈련을 실시합니다.

강진(진도5이상) 발생시,

1. 학교에서는 학교에 등록된 학부모들의 핸드폰 메일로 아이들을 데리러 오라는 메세지를 일제히 전송합니다.
물론, 3월11일 동북대지진 당시에도 그랬지만 강진이 발생하면 핸드폰도 먹통이 됩니다.
먹통이 되어서 연락이 안될때에는 메일이 오지않더라도 당연히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에 가야하는거지요.

2. 메세지를 받은 부모들은 학교 운동장에 대피해있는 아이들을 찾아갑니다.
지진이 발생하면 건물이 무너질 위험이 있기에 아이들은 모두 운동장에 대피를 하고 있답니다.
아이들은 반별로 정렬하고 있습니다.
데리러 온 부모들은 명찰을 가슴에 달고, 줄을 서서 선생님으로부터 확인을 받고 아이를 데려갑니다.

3. 한 학교에 여러명의 자녀가 다닐 경우 가장 윗학년부터 데려갑니다.
예를들어 1학년, 4학년, 6학년의 자녀가 같은 초등학교에 재학중이라면 6학년-4학년-1학년 자녀의 순으로 데려가는 겁니다.

4. 선생님께 허락받고 아이를 데려갈 수 있는 건 가족뿐이랍니다.
옆집에 산다고 해도 타인에게는 절대로 넘겨주지 않더군요.

5. 부모가 늦게 와서 제 시간안에 데려가지 못하는 경우 남은 아이들은 학교에서 부모가 올때까지 보호하고 있는것이 규칙입니다.



유치원에 다닐때에도 매년 가을이 되면 재난훈련을 했었답니다.
이때는 엄마가 집에서 오전 10시경에 나와서 유치원까지 걸어서 몇분이나 걸리는지를 체크하고 아이들을 데려갔었습니다.
재난발생시 교통수단 이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므로 꼭 걸어서 와 달라는 당부가 있었답니다.
전 15분 거리였기에 괜찮았습니다만 먼곳에서 오는 엄마들은 힘들어서 허덕허덕 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주에 관동을 강타하는 태풍이 지나갔었답니다.
이 때 학교에서는 아니나다를까 핸드폰으로 메일을 보내왔었습니다.

첫 메일은 태풍이 올라오고 있으므로 아이들을 4교시 수업 후 급식을 끝마치고 바로 집으로 돌려보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태풍이 의외로 다가오는 속도가 너무 빨랐던 관계로 학교에서는 계획을 또다시 수정해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두번째 온 메일의 내용입니다.

폭풍경보가 발령되었습니다.
급식을 11시15분부터 시작하고, 12시부터 데려가실 수 있습니다.
각교실에서 행하겠습니다. 윗학년(윗층)의 자녀부터 데려가시기 바랍니다.



바람이 좀 세게 불기 시작했고, 비가 좀 세지기는 했지만 충분히 혼자 올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아무래도 걱정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비바람 맞아가면서 둥이들을 데리러 학교에 갔었답니다.

원래는 오전 7시경을 기준으로 폭풍경보, 폭설경보, 강풍경보등이 내려지면 학교는 임시휴교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날은 오전 7시경에 주의보만 떴기에 보냈더니만...얼마 후 바로 경보로 바뀌더라구요~
유치원들은 일제히 휴원을 했었구요...
초등학교들은 대부분이 일찍 하교를 시켰답니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어찌 하는지 모르겠네요~
아마도 알아서 귀가하도록 조치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워낙에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세계 곳곳에서 속출하다보니 무섭네요.
그날의 태풍은 관동을 직격했습니다만 저희집은 여러분들이 걱정해주신 덕분에 큰 피해는 없었답니다.
베란다에 있는 슬리퍼가 실종되서 그거 찾으러 밖에 다녀오기는 했습니다만 그거 뿐이었네요~

요즘 우리나라는 어떤 식으로 훈련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핸드폰이 발달된 요즘엔 비슷한 방식으로 재난훈련을 하지않을까 생각만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