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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일기/초등학생

아이들과 대화하다 배꼽잡은 사연





둥이들 여름방학동안 엄마는 한국에서 위인전 전집을 사서 배송받았습니다.
70권이 넘는 전집은 배송비만으로도 엄청난 값을 지불해야하지요.
뼈 아프지만 외국에 살면서 아이들 한국어 유지를 위해서 지불해야하는 댓가로 치자면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

유치원 들어가기 전에는 남아도는게 시간이라 책 읽을 시간이 많았는데, 유치원 다니고 학교다니다보니 남아돌던 시간도 부족해지는 모양입니다. ㅎㅎㅎ
그래서 책 사주는것도 좀 뜸하게 했더니만 읽을 책이 없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내더라구요.
이 기회에 이제는 위인전을 사줘도 이해할 정도는 되겠다 싶어서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위인전으로 질렀습니다.

둥이들은 새책을 반기면서 방학내내 잘 읽었습니다.
책 가림이 별로 없는 아이들이라 엄마가 좀 편하기는 합니다. ^^
위인전이다보니 역사도 좀 들어가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나오다보니 자기들도 읽으면서 이것저것 해보기도 합니다.
화가에 관련된 책을 읽고나면 몇날며칠 그림만 그리고, 과학자가 나오면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종교에 관련된 사람들이 나오면 질문공세가 이어집니다. --;
대답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엄마도 공부가 더 필요함을 느끼는 순간이지요. ㅠ.ㅠ

그러다가 둥이들이 <엘리자베스1세>에 관련된 책을 읽었습니다.
1세가 있으면 2세도 있냐...2세는 죽었나 살았나?? ㅎㅎ 뭐 이런 원초적인 질문들을 하더라구요.
그 책에 빠져서 계속 읽더니만 어느날 딸래미가 아빠에게 문제를 내더군요.






"아빠~ 내가 문제 낼테니깐 맞춰봐요.
살아있는 건 엘리자베스 무슨세일까?? " ㅎㅎㅎ
이미 질문부터가 남다릅니다. 몇세냐고 물어봤으면 좋았을걸 무슨세냐니...!!

장난기 발동한 아빠가 대답합니다.
"엘리자베스 황새!! 엘리자베스 참새!!" ㅎㅎㅎ
아빠의 엉뚱한 대답을 듣고, 아들래미는 옆에서 쓰러져서 웃는라고 정신이 없더군요.
딸아이가 화를 낼 것 같아 엘리자베스 2세라 답하니 다른 질문을 합니다.

"그럼 다음 질문!! 죽은 건 엘리자베스 무슨세일까요?" --; 역시나 변함없는 질문!!
"엘리자베스 도요새! 엘리자베스 소쩍새!"
장난을 치던 아빠는 엘리자베스 1세라 답해주고 마무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한참 쓰러져 웃고 있던 아들래미가 딸아이에게 진지하게 말하더군요.
"여기에 엘리자베스 100세라고 아~주 똑똑한 새가 여기있는데, 같이 볼래?" ㅎㅎㅎ
100세까지 갔으면 왠지 똑똑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더군요. ^^;


쌍둥범과 전 쓰러져서 한참을 웃었네요.
능구렁이가 따로없습니다.
어찌 웃지도 않고, 저렇게 진지하게 저런 농담을 할 수 있는지...
엄마, 아빠가 졌다!!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발상능력에 배꼽을 잡을때가 많습니다.
대화가 즐거워지는 순간이지요~
아이들과의 대화는 즐거움을 가져다 줄때가 많음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