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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일기/초등학생

일본부모들의 자녀 예절교육 시키기





딸아이가 학교에서 눈을 다쳐왔습니다.
담임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허겁지겁 달려가긴했는데 생각보다 심한 상처는 아닌 것 같아 우선 안심을 했습니다.
그래도 눈이라 걱정이 되어 바로 안과에 데려가 진료를 받았답니다.
학교에서는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이하 많은 선생님들이 나와서 죄송하다며 머리숙여 사과를 하더군요~ ^^;

딸래미에게 물어보니 옆에 앉아있는 짝꿍이 수업시간에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책받침으로 눈을 찔렀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흰자에 작은 상처가 생긴정도라고 안과에서 말했고, 그 말대로 지금은 말끔히 나았답니다.
그 남자아이는 자신의 실수 후 딸에게 바로 사과를 했다고 하는데...그 당시에 딸은 눈이 아프니 사과를 제대로 받아주지 못했다고 합니다. ^^
눈의 상처가 심한것도 아니고해서 다시 학교에 바래다주며 딸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짝꿍이 자신의 실수로 너를 다치게 해서 안그래도 걱정이 될텐데 니가 병원에 가서 돌아오지 않으니 지금 얼마나 무섭겠니...돌아가서 상처가 심하지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꼭 말해주렴."

학교에 가니 담임선생님께서 병원에서의 일을 들으신 후 그 아이를 부르시더군요.
딸아이를 보고, 그 남자아이는 걱정스런 눈으로 바로 <고멘나사이!(미안합니다)>라고 말합니다. ^^
그 날 오후,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딸아이를 다치게 했던 남자아이의 엄마였습니다.
거의 반 울먹이며 전화를 했더군요.
"오늘 저희 애가 따님을 다치게했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한번 찾아뵙고 싶은데, 안될까요??"
상처가 크지않고, 금새 나을거라 했으니 걱정마시라고...전화주셔서 감사하다 말하고 찾아오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들어갔을때도 그렇고, 학교에 들어가서도 그렇고 소소하게 참 많이 다쳐서 옵니다.
크게 다치는 것이 아니니 그러려니 합니다만...솔직히 보고있는 엄마의 마음이 좋을리는 없습니다.
그런데, 상대방 측에서 저렇게 미안해하며 고개숙이고 사죄하는 걸 보면 마음이 많이 풀립니다.
일본엄마들을 보고있으면 늘 자신의 아이에게 말하도록 시키는 것이 있더군요.
<미안합니다.>,<감사합니다.> 이 두가지 말입니다.
아이들이 제대로 인사를 안하면 다시한번 불러놓고 시키는 정도입니다.
엄마들은 물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일상생활에서 이 말들을 많이 사용합니다.

유치원에서 자신의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가서 친구때문에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그 친구를 탓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아이를 나무랍니다.
"니가 함부로 장난감을 가지고 갔기에 생긴일이다. 친구에게 사과해라~" --;
잃어버리고 걱정하고 있을 친구에게 사과하라는 얘기죠~
보통은 자신의 아이가 친구때문에 물건을 잃어버리고 오면 속상해하지 않나요?? 오히려 사과하라고 시키는 일을 전 첨 보았는데...몇년 지내면서 참으로 많이 보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그게 보통인가봅니다. ㅎㅎㅎㅎ

제가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외식을 하러 식당에 가거나 했을때도 전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소리지르거나 울고불고 하는 아이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우는 아이 입을 틀어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소리지르는 아이들은 부모들이 알아서 제지를 합니다.
식당에서 자기 밥 다 먹었다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적어도 제 주변에서는 본 적이 없답니다.
그게 정상적이어야하는데 요즘 한국이고, 미국이고 <버릇없는 아이들이 많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수가 없을정도다,아이를 데려오는 사람은 식당출입금지!>라는 말이 들리는 상황에서 일본의 아이들을 생각해보면 참 얌전한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트에서도 자신의 아이가 행여나 한눈팔고 다니다가 다른사람과 부딪치기라도 하면 그 아이의 부모는 거듭 고개숙여 사과하기 바쁩니다.
자신의 아이가 다쳤는지 안다쳤는지는 그 다음에 살펴보는거지요.

자기자신이 피해받고 싶지않은만큼 남에게 피해주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일본사람들의 습성이 아이들 교육에까지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아이들은 아이들인지라 부모가 어찌말해도 100프로 알아듣고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행동을 했을때마다 부모가 알려주면 점점 좋은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잘못했을때 <죄송합니다>, 고마울때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기본인데, 의외로 참 하기가 힘든 말인 듯 합니다.
저도 사실 일본에 와서 지나칠정도로 이 말들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과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었답니다.
둥이들도 그렇구요~ ^^
어릴때부터 가르치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말인데, 그렇지않다보니 어른조차도 쉽게 사용하지 못하는 말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면서 배우더군요.
내 아이의 예절교육을 위해서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생활속의 교육만큼 중요한 교육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일본엄마들이 다르게 보이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