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둥이맘의 일본생활

쌀까지 직접 정미해 먹는 일본인들





당장 없어지는 것이 아닌 방사능의 영향으로 먹거리에 정성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것저것 알아보고 조사하고 하다보니 여태까지 일본에서 살면서 모르던 사실들도 많이 알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일본에 와서 여태까지 쌀은 늘 마트에서 파는 쌀을 사다가 먹었습니다.
10kg에 3000엔대로 아주 저렴한 쌀들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쌀이 다 똑같지 뭐가 다르겠어."
하는 마음에 비싼 쌀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더라구요.

일본쌀이 맛있다는데 전 도통 그 맛을 잘 모르겠더군요.
그러다가 얼마전 지방으로 이사를 간 일본친구가 보내준 쌀을 먹어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근데, 밥이 그렇게 맛있다는 것을 전 첨으로 알게 되었답니다.
온 식구가 밥을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둥이들조차도 밥맛을 아는것인지 평상시보다도 많이 먹더라구요.

그 쌀은 직접 농가에서 받아온 쌀이라고 합니다.
일본사람들은 신미가 나오는 9월즈음이 되면 농가와 1년단위로 직접 계약을 해서 먹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쌀을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그해의 수확량의 반정도를 직접 계약으로 팔 수 있다고 합니다.
나머지 반은 농협이나 판매회사로 보내지는 것들이겠지요.

직접 계약을 하면 구매자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분량만큼을 보내줍니다. 물론 송료는 구매자부담입니다.
그리고, 보내기 직전에 바로 정미를 해서 보내주니깐 쌀이 맛있을 수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정미를 하는것이 손이 가다보니 현미로 보내주는 농가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직접 농사를 지어서 먹는 사람들도 있기에 일본 전역 곳곳에는 코인정미기들을 많이 설치해두고 있답니다.
현미를 들고가서 직접 정미를 해서 먹는것이지요.
여태껏 거리 곳곳에 있는 정미기들을 보면서 정미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궁금했었는데 많은 일본사람들이 이용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남쪽지역 농가에서 쌀을 받아서 먹을까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 이것저것 보게 되었는데요.
현미로 보내주는 농가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집에 정미기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우선입니다.> 라는 문구를 적어놓았더군요.
누가 집에 정미기를 설치해놓고 사용할까 의아해하면서 알아보니 가정용 정미기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답니다.
가격도 저렴한 것은 1만엔 안팎이었답니다.
가정용 정미기까지 같이 구매를 해야하나 고민중입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제가 참 이곳 일본에서 안해보던 것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쌀까지 정미를 해서 먹다니!!
생각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인데 말이지요. ㅎㅎㅎ

 

인기 넘버3에 드는 정미기들입니다. 꼭 밥솥같이 생겼습니다. ㅎㅎ


정미기에 따라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대체적으로는 5-6가지 종류로 정미가 가능한 듯 합니다.
껍질을 깍은 정도에 따라 쌀의 색깔이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직접 정미를 할때의 장점은 쌀이 맛있다는 것도 있지만 원하는만큼 껍질을 깍을수가 있다는 장점도 있답니다.
현미 그대로를 먹으면 건강에도 좋겠지만 쉽게 먹히질 않는것이 사실입니다.
정미기들을 보면 우리가 보통 먹는 쌀(백미)을 표준으로 표시하고 있구요.
그보다 더 흰쌀(상백미), 7분,5분,3분 이라고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원하는 정도로 껍질을 깍아주는 것이지요.
이만하면 건강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도 가정용 정미기는 구미가 당기는 물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방사능 덕분(?)에 제가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