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둥이들이 태어나서 병원에서 지내는 동안의 내용을 적어볼까 합니다.
제가 전에 출산경험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었지만 둥이들을 자연분만으로 낳았으나 일주일동안의 병원입원 기간 동안 엄마인 저와는 같이 지낼수가 없었답니다.
몸무게 미달로 태어난 둥이들은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만 하는 상황인데, 제가 출산했던 산부인과의 인큐베이터는 꽉 차 있어서 부득이하게 둥이들이 다른 병원으로 후송되어야만 했었거든요.
아들은 2.6킬로, 딸은 2킬로로 태어나 딸이 기준몸무게인 2.3킬로에 못 미쳐서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만 했는데, 의사샘께서 아들도 혹시 모르니 덩달아 넣자고 하셔서 같이 보내게 되었답니다. --;
그리하여 둥이들은 병원 수소문끝에 큰 대학병원으로 가게되었답니다.
병원으로 보낼때 쌍둥범이 따라갔지요.
전 둥이들 낳고, 얼굴도 못 볼 뻔 했는데, 다행히도 가기전에 얼굴만은 볼 수 있었답니다.
일주일간은 산부인과에서 젖 짜서 담아두면 신랑이 모아둔 모유를 가지고 대학병원으로 나르는 생활을 했답니다.
그렇게라도 초유를 꼭 먹이고 싶었거든요. ^^
일주일이 지나 퇴원을 하게 된 저는 둥이들이 너무나도 보고싶어서 대학병원에 가자고 신랑을 졸랐답니다.
둥이들이 겨울에 태어나 추운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맞으면서도 둥이들을 만나러 처음 병원에 가는 길이 참으로 설레였답니다.
병원은 가고싶다고 가는 것이 아니라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해야만 하지요.
허가를 얻어야만 했답니다.
몇시에 둥이들을 만나러 가겠다고 인큐베이터실에 전화를 하고, 시간보다 조금 일찍 병원에 갔답니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자고있는 아들 |
인큐베이터 안에서 자고 있는 딸 |
소독을 하고, 인큐베이터실에 들어서니 간호사들이 반겨(?)주더군요.
너무나도 작은 둥이들 모습을 보고, 그곳에서 울음을 터트렸었지요.
간호사들에게 둥이들을 잘 부탁한다면서 케잌을 선물로 주기도 했답니다.
아무래도 말 못하는 아이들 맡긴 부모입장이다보니 불안하기도 했지요.
그동안은 신랑이 모유를 가지고 가서 그것을 젖병에 데워서 먹였는데, 제가 가니깐 엄마가 오셨으니 직접 수유를 하셔도 된다고 해서 첨으로 직접 모유를 먹여보기도 했지요.
그렇게 첫날은 별일없이 짧은 면회시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며칠 뒤, 둥이들을 만나러 갔는데, 딸래미 인큐베이터 벽쪽에 공젖꼭지가 테이프로 붙여져 있는것을 보게되었답니다.
공젖꼭지는 말 그대로 젖이 나오지않는 젖꼭지 모양의 기구이지요.
그러고나서 딸래미 얼굴을 보니 얼굴이 벌겋게 일어나있더군요.
대충 상황파악이 됩니다.
밤새 안자고 우는 신생아들 돌보느라 간호사들이 지쳤겠지요.
특히나 미숙아로 태어난 딸래미는 더 보챘을겁니다.
밤낮이 바뀐 신생아가 울어대니 공젖꼭지를 물렸는데, 그걸 고스란히 물고있는 아가들이 없다는 걸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알 것입니다.
뱉어내고나서 계속 우니깐 양쪽에 테이프를 발라서 얼굴에 붙여두었던 것이지요. ㅠ.ㅠ
그러면 공젖꼭지를 뱉어낼 수 없을테고, 조용해 질테니깐요~
순간 정말 열이 확~ 받더군요. 이건 학대에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그대로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답니다. ㅠ.ㅠ
우리 딸이 부모도 없는 이 낯선 곳에서 왜 이런 대접을 받으면서 지내야하는지...눈물이 나더군요.
그러나 이곳의 인큐베이터실은 2.3킬로가 넘지 못하면 나갈 수 없는 곳입니다.
딸래미를 데리고 나갈 수가 없는 입장입니다.
또다시 두고 나와야만 하는데 그곳에서 간호사들과 실갱이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더군요. ㅠ.ㅠ
아들은 순한편이라 그런 일이 없는 듯 했고, 이미 몸무게도 넘긴 상태로 태어났기에 일찍 퇴원을 시켰습니다만...딸은 그 후로도 일주일을 더 입원해 있었지요.
혼자서 딸에게 젖을 먹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답니다.
간호사들이 이런 어미의 마음을 알까요?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릴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면 그런 짓은 못했겠지요.
결혼해서 자신의 아이를 낳아본 사람이었다면 알았을 일을 경험이 없는 젊은 간호사들은 몰랐을 겁니다.
제가 울면서 젖을 먹이는 이유를 알았을까요??
그 후론 벽에 붙여져있는 공젖꼭지를 보지 못했습니다.
사용했다 하더라도 제가 간다고 전화를 하면 떼어버렸을 수도 있겠지요. --;
저도 그때 처음으로 알았답니다.
엄마가 없는 곳에 그것도 병원에 아픈 아이를 맡긴 어미는 할말도 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화가 나면서도 웃어야하고, 내 아이 잘 부탁한다고 굽신굽신 허리를 굽혀야만 하지요.
그러면 조금이라도 이뻐해주지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딸래미는 그 후 퇴원을 해서 집에와서도 한참을 예민하게 울어댔지요.
예방접종이나 검진으로 병원에 가게 되면 남자 의사에게는 웃기도 하면서, 여자 간호사들을 보면 울어댔답니다.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아가도 맺힌것이 많았을 테니깐요.
한참을 여자는 전부 싫어라했던 딸래미가 이젠 여자친구들을 더 좋아하는 말괄량이 초등학생이 되었답니다.
딸래미 얼굴의 빨간 자국은 한참이 지나서야 없어졌답니다. ㅠ.ㅠ
속싸개로 싸서 번데기가 된 아들 |
작은 번데기 딸 |
울때마다 쓰는 처방...속싸개로 번데기 만들기
제가 출산했던 병원은 모든 사람들이 다 친절해서 너무나도 만족을 하면서 지냈었는데, 역시나 일본도 대학병원은 규모는 크지만 서비스면에선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모양입니다.
일본 병원이라서, 일본 사람이라서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비슷한 상황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 그 후로 둥이들을 입원시키지 않기 위해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답니다. ㅠ.ㅠ
또다시 같은 아픔으로 눈물 흘리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어느 곳에서든 아이를 맡긴 부모는 죄인이 될 수 밖에 없나봅니다.
밝아진 둥이들
활달한 딸래미...잘도 걸어다닙니다. |
걷기 싫은 아들의 거짓 울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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