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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맘의 일본생활

일본의 초등학교 급식이 위험하다





유치원에서도 급식을 했었지만 일본 역시 초등학교는 급식을 합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급식을 실시하지 않는 관계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지요~
유치원 시절 그 얘기를 듣고, 초등학교 편하게 보내놓고, 중학교부터 도시락을 싸야하다니!! - -;
하며 절망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ㅎㅎㅎ
하다보면 익숙해질지도 모르겠지만 안하던 걸 할려면 왠지 힘들어 보이기 마련이지요.

근데, 지금 일본의 현실을 봤을 때 아예 모든 아이들이 의무적으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왜 그리도 부러워보이던지요~
지금 일본의 문제는 후쿠시마 원전문제가 주를 이루고 있고, 이로 인한 2차 문제로 먹거리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바로 방사능 때문이지요.
식료품에 얼마만큼의 방사능이 포함되어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관계로 더 불안합니다.
마음같아서는 방사능 측정 기계를 사서 일일이 측정해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

물론 일본 정부에서는 기준치를 정해놓고, 그 기준치를 통과한 식료품에 한해 유통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기준치 또한 높여 놓은 상태이고, 그 검사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어른들은 둘째치고, 아이들을 기르는 입장에서 아무거나 먹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부모들의 마음이겠지요~
먹거리 문제는 후쿠시마원전 주변 지역들은 당연하고, 동경을 포함한 관동지방에도 비상입니다.

그러나, 의외로 이곳의 엄마들은 담담한 편입니다.
신경쓴다고 해서 달라질것이 없으니 일부러 무덤덤할려고 노력을 하는건지, 아니면 정부를 믿는건지, 아니면 집에서 혼자 고민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얘기를 해보면 "뭐,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다행히 저의 일본친구중에는 이 부분에 굉장히 민감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와 이것저것 조사(?)한 결과 제가 사는 요코하마시의 초등학교 급식에 사용되는 재료의 원산지 중 후쿠시마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허걱~!
설마...이 시기에 아이들 먹거리에 후쿠시마현 농산물을 사용하지는 않겠지~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불안함은 떨칠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알게 되었습니다.
요코하마 시장께서 친히 후쿠시마현 제품을 사용하겠다고 표명하셨고, 그로 인해 초등학교 급식에 후쿠시마현 농산물이 공급되고 있음을요...
그것에 분노한 엄마들이 서명운동을 하고 있음도 알게 되어서 제가 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서명이라는 것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인터넷을 통한 서명이지만요~ ^^;

 

 

제가 서명한 사이트입니다. ㅎㅎㅎ
천명을 목표로 했는데, 순식간에 달성되고 2천명이 넘는 것 까지 봤네요~



급식이라는 것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깐요.
의무적으로 먹을 수 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강제적으로 위험한 음식을 먹이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에 정말 분노했답니다.

학교에 급식에 관해 문의한 결과 초등학교마다 공급받는 원산지가 조금씩 틀린데, 둥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는 후쿠시마현 농산물로는 콩나물이 유일하게 반입되고 있다고 영양사로부터 듣게 되었습니다.

그 날, 둥이들에게는 이렇게 말했지요.
"혹시 급식에 콩나물 반찬이 나오면 안 먹어도 되니깐 남겨라~" ㅠ.ㅠ

다 먹으라고 말하지는 못할망정 남기라고 말하는 어미의 심정을 누가 알까요...
아이들이 혹시라도 맛있어서 급식을 더 받아서 먹었다는 날에는 가슴이 철렁~
칭찬받아 마땅한 일인데...칭찬을 해주면서도 엄마의 맘은 편치를 않습니다. ㅠ.ㅠ

그러나 다행인지 어떤지 한달치 급식표를 보니 콩나물을 사용하는 음식은 거의 나오지 않더군요~ ㅎㅎㅎ
전화를 해서 확인한 보람이 있는걸까요? ㅎㅎㅎ

또한 학교에서 물통도 금지한 채 학교물을 먹는것이 규칙으로 되어 있는지라...(이건 모든 초등학교가 그렇답니다.)
아이들에게 웬만하면 물을 마시지 못하도록 얘기하고 있습니다.
뭐...원래도 맛이 없어서 안마신다고는 하지만요~
물 대신 우유를 먹는다고 괜찮다고 하는데...엄마는 우유도 걱정입니다.
우유 공장도 이곳저곳 참 많지요~

그래도 강력하게 항의하며 학교에 건의를 하면 급식을 중단하고 도시락을 싸올 수 있도록 해준다고는 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급식을 먹는 상황에서 우리 아이만이 도시락을 싸가지고 가서 먹으면 매우~ 눈에 띄겠죠?
급식은 원산지 확인 후 급식표를 보면서 체크하는 정도로 하기로 하고, 우유가 걱정되어서...
이 부분은 집에서 물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기를 요청할까 생각중입니다.

동경에 계시는 분들은 어떤가하여 아는 분께 여쭈어보니 그곳도 엄마들의 반응이 미지근한모양입니다.
그 분과 다른 한국인분이 선생님께 얘기를 했더니...이상한 눈으로 쳐다봐서 더이상 말을 못했다고 하더군요.
그에 비하면 둥이들 학교에서는 건의하면 받아주기라도 하니 감사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

사실 이 먹거리문제는 일본 전역의 문제는 아닐겁니다.
제가 사는 곳이 관동지방이기에 좀 더 민감한 사항이 된 것 같습니다.
향후 몇년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아무런 대책없이 있다가 아이들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니깐요~
제가 너무 민감한 건가요?? ^^
전 나름 소심하게 움직이는 편인데...이곳에서는 민감한 사람이 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ㅎㅎ
누구라도 부모라면 저처럼 이렇게 움직이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