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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맘의 일본생활

해외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


그런가봅니다.
해외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하더니만...저도 피할수는 없나 봅니다. ㅋㅋ
괜히 마트에 나가서 한국 글씨 써진 음식이라도 볼라치면 내가 만든것도 아니구, 아무도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리없는데도 불구하고 괜시리 오바하면서 호들갑을 떨게됩니다.

한국에 있을땐 있어도 쳐다보지도 않던 음식들이 여기선 그리도 먹고싶어서 찾아다니게 되고, 입맛까지도 갑자기 토속적으로 급선회를 하게 됩니다.

일본 마마토모(엄마친구들) 들과 이야기를 할때도 그들의 입에서 한국음식 얘기가 나올라치면 갑자기 침을 튀겨가며 열변을 토하는 저를 발견하곤 깜짝 놀랄때가 있습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할때도 이곳에서 유일한 한국인인 저로 인하여 한국사람들이 욕을 먹는일이 없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하곤 한답니다.



아줌마들이라 주로 음식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매운음식을 잘 못먹던 일본사람들이 이젠 한국음식에 맛을 들여서 한국김치가 아니면 김치를 못먹겠다는 둥, 매운 떡볶기가 먹고싶다는 둥, 일본마트에 파는 신라면은 별로 안매운것 같다는 등등의 이야기를 참 많이 합니다.
제가 먹어본 결과 예전에 일본에서 팔던 신라면은 별로 안 매웠던게 사실인데, 요즘엔 똑같이 맵더군요.



동네마트에 파는 신라면, 사발면과 양반김.
기본적으로 집에 재어두고 먹는 음식입니다. ^^

저의 일본어 실력이 그닥 좋은 편이 아니라 말을 그다지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ㅋㅋ 그래도 한국에 관련된 말이 나오면 얘기할 사람이 저밖에 없고, 왠지 자랑도 좀 하고싶고, 그나마 아는 내용이니 모르는 내용보다는 일본어로 말하기가 쉬운 점도 있고해서 말을 많이 하게 되더군요.

한국에 있을땐 차 한잔을 마셔도 주로 커피를 종류별로 많이 마셨는데, 일본에 살면서부터 급토속적이 된 입이 구하기도 힘든 모과차나 생강차, 대추차를 찾더이다. ㅠ.ㅠ
유자차는 그럭저럭 파는 마트가 많은 편인데, 일본에선 모과는 따로 팔지도 않고, 모과차는 팔아도 너무 비싸더군요. 거의 꿀차 수준으로 대량의 꿀에 슬라이스 모과 2-3조각 정도 들어간 병을 1000엔 정도에 파니깐 말이죠. 모과 향도 안납니다. --;

근데, 얼마전 마트에서 작은 모과차 병을 발견!! @.@
비싸긴 했지만 모과가 많이 들어가 있는 듯 해서 구입했습니다. 보아하니 한국에서 들여온 모양입니다.



300g짜리 작은 병인데, 700엔정도에 구입한것 같네요.
근데, 이거 한국에도 파는 제품인가요?
전 이왕가(李王家)라는 회사를 첨 들어봤거든요. ㅋㅋ



생강차와 대추차는 누군가가 한국에서 올때마다 조달받아 마시고 있는데, 올 겨울 일본친구가 목감기에 ,심하게 걸려 목소리가 완전히 아저씨 목소리가 되어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겁니다.
병원에도 가보고 이것저것 다 해보았는데, 소용이 없다구 절망하기에 제가 아끼는 생강차 스틱을 몇봉지 주었답니다.
한국에서는 목감기 초기에는 모과차나 생강차를 마시기도 하구...어쩌구저쩌구...이게 꽤나 효과가 좋구...궁시렁궁시렁...설명을 잔뜩 해가면서 말이죠~


한국서 조달받은 귀한 차

생강차 한잔을 마신 그녀...꽤나 매웠던 모양입니다.
약이라 생각하구 한잔 마셔야겠다고 하더니만 그날 저녁 문자로 목이 너무 따갑다고 하더군요.
순간, '이거 일본사람이 마시면 안되는 건가?' 살짝 걱정을 했었는데, 다음 날 아침 밝은 미소를 뿌리며 그녀가 제게 와서 너무 고맙다며 인사를 하더군요.
목소리가 돌아왔다구요. ㅎㅎㅎㅎ
남은 생강차 스틱은 약상자에 담아두었다나요.. ㅋㅋㅋ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일본엄마들이 저를 경이로운 눈으로 쳐다보더라는...민망했답니다. 약장사도 아닌데...

어쨌거나 제가 많이 먹을수 있도록 점점 더 한국음식들이 많이 들어왔으면 참 좋겠습니다. *^^*
가까운 곳에서 쉽게 구입해서 먹을 수 있는 한국음식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네요.
이것두 한류열풍덕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