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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맘의 일본생활

일본대지진 - 내 고민은 행복한 고민





오늘은 지진 발생 6일째입니다.
분위기는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보다 더 불안한 상태인거 같습니다.
원자로때문이겠지요...무엇보다도 방사능에 노출된다는 사실이 겁이 나기도 합니다.
조금 큰 여진들도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가족들과 모든 친척들, 친구들 뿐만 아니라 저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걱정을 합니다.
뉴스만 보고 있으면 더 걱정이 되는게 사실일테니...그 분들의 걱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3월11일 동북지방 지진 후 크게 일어난 여진들입니다.
3월12일 진도6강, 어제 진도6강,오늘도 있었습니다. 진도5약 !


가만히 보고 있으니 한국의 뉴스는 최악의 상황만을 방송해주고 있고, 일본의 뉴스는 그래도 가장 상황이 좋은 쪽을 방송해 주고 있는 듯 합니다.
두 방송을 모두 시청해서 중간쯤을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ㅎㅎㅎ

지진에는 그다지 크게 걱정하지 않던 이곳 요코하마 주민들도 방사능에는 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친정이 있는 오사카나 후쿠오카같은 남쪽나라로 피신을 가기 위해 나서더군요.
자신보다도 아이들을 생각하면 더 걱정스러우니깐요.
한국사람들도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많이들 나가더군요. ㅠ.ㅠ
그래서인지 지금 공항 상황은 최악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수속하는데만도 한시간이상 걸려서 비행기를 제시간에 탈 수 있을지 모를 정도라구요.

방사능이 검출된 지역에서는 오래 머물지않는 것이 기본이라고 합니다.
1시간 체류시를 1로 보면, 24시간 체류시에는 24배가 된다고 하네요.

외출시에는 가급적 신체를 노출하지 않는 복장과 모자, 마스크를 착용하고, 젖은 타올같은 것으로 입과 코를 막고 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로그인 안해도 추천 가능하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선 어제 유치원 졸업식도 무사히 행해졌고, 예정대로 4월에 입학식도 진행될거라고 합니다.
학교들도 휴교령같은 건 생각하지도 않는 듯 하고, 평상시대로 생활하고 있답니다.
물론 회사원들도 매일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단지 계획정전으로 인하여 매일 3시간씩 시간대가 바뀌면서 정전이 되고있어서 좀 불편하기는 하지만 이렇게라도 해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해야겠지요~



어제 둥이들 유치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그저 즐겁습니다.


그것보다도 더 고민인것은 먹고 살아야하는 문제랍니다. ㅠ.ㅠ
제 인생에 있어서 이런걸로 고민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답니다.
거의 물품사재기가 피크게 다다라서 재고조차 없어서 문을 열지않는 대형마트까지 생길 정도랍니다.

쌀, 생수, 빵, 계란, 분유, 기저귀 같은 가장 기본적인 것들은 그 어디에서도 보기가 힘듭니다.
그나마 둥이들은 분유나 기저귀가 필요할 나이가 아니라서 다행인데, 아기가 있는 가정은 어찌해야하는건지 보는 입장에서도 너무 안타깝더군요.

가솔린 역시 품귀현상이 극에 달했습니다.
가솔린이 없어서 문을 닫은 주유소 보기는 어렵지도 않고, 그나마 있는 주유소에서 조차도 넣을 수 있는 양을 정해서 채워주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도 사재기의 입장이 아니라 차에 기름이 딱 떨어져있을 때라 조금이라도 넣지 않을 수가 없어서 주유소 찾아 삼만리 한 결과 겨우 넣을 수 가 있었네요.
가솔린이 이렇게 귀하게 된 것은 가솔린 공장이 큰 지진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정지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때문이라고 합니다. 공장이 정상으로 가동되면 가솔린은 충분히 공급될 수 있다고 하니 안심됩니다.




가솔린을 넣으려고 기다리는 차동차의 행렬!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계획 정전의 영향으로 전철이 운행수를 대폭 줄인 관계로 교통수단마다 대혼란을 겪고 있는지라 신랑은 동경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하기로 결정하고 자전거를 한 대 구입했답니다.
자전거 역시 지진발생 이후 잘 팔리는 귀한 물건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답니다.

방송에서는 사재기를 자제해 달라는 말을 수도없이 반복하고 있습니다만...사람들은 자제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사재기 할 맘이 없던 사람까지도 덩달아 불안해서 사러 다니는 상황이니깐요...ㅠ.ㅠ

그러나, 먹을 것 없다고 걱정하는 제 걱정이 진원지에서 지금 피난민 생활을 하고 있는 동북지방사람들에 비하겠습니까...
하루 한끼를 겨우 먹고 있고, 정전이 되서 깜깜하고 추운 곳에서 떨고 있는 그 사람들에 비하면 제 고민같은 건 행복한 고민이겠지요.
가족들을 잃은 사람들과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지조차 못한 사람들에게 제 고민은 사치스러운 고민에 불과할 것입니다.



부인과 자식과 함께 손을 꼭 잡고 있었는데...손을 놓쳐서 눈앞에서 떠내려가버렸다는 아저씨...
어떤 말도 못하고 눈물만 나왔다.


제 옆에 가족들이 함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루빨리 이 어수선한 분위기가 안정되었으면 하고 바랄뿐입니다.
더 이상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조금 있으면 정전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아직도 인터넷 상황도 좋지않고, 전파도 불안정해서 핸드폰조차도 되다말다하는 상황이라 이렇게 띄엄띄엄 글을 쓰고 있지만 이렇게라도 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음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지진에 관련된 소식이 아니라 좀 더 밝은 내용의 글을 올릴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http://tensidachi.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