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블로그에 접속을 한 거 같습니다.
일본에서 대지진 발생 후 지진과 해일에 원자로 사건까지 열흘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않은 저조차도 이 시간들이 꿈만 같은데, 피해당사자들의 심정은 오죽할까요.
정작 일본에 살고있는 저는 그 지역과 바로 인접해 있지않은 관계로 크게 걱정을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한국의 가족들이 너무나도 걱정하는 관계로 잠시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이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기까지 잠시 쉬는 시간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네요.
그렇게도 구하기 힘들다던 한국행 비행기표를 너무나도 쉽게 구해서 구한 다음날 출발할 수 있었답니다.
물론 시간대가 그다지 편하지 않은 밤 11시라 피곤하기는 했지만요~
하네다 공항이 엄청나게 붐벼서 티켓팅하는 것만으로도 2시간이 걸린다는 둥 입국심사 또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얘기에 혹시라도 비행기를 놓칠까봐 밤 11시 출발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서둘러 오후 5시반경에 공항에 도착했답니다. --;
그러나, 공항 안은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너무나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가장 사람이 붐빈다고 하는 곳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카운터이기는 했습니다만... 그 정도의 사람들도 티켓팅이 2시간씩 걸릴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한산한 하네다공항의 모습과 아시아나 카운터앞에 줄 서 있는 사람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나도 길어질 것 같아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데, 한때의 사람들이 아시아나항공 카운터로 몰려가더군요.
그분들의 얘기를 듣고 있으니 원자로가 있는 후쿠시마현에서 오신 분들인 것 같았습니다.
원자로로 인한 방사능 누출이 걱정되어 그곳 공항에 비행기가 결항이 된 것 같았고, 그 대책으로 후쿠시마에서 공항버스같은 것으로 하네다까지 이동을 한 것 같더군요.
그리고, 하네다공항에서 대기를 한 후 비행기로 한국에 들어가는 일정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엄청나게 살인적인 일정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들 얼굴에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누가보더라도 모두들 심신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로 보였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측에서도 그분들에게 위로의 방송을 한 후 빵과 간단한 음료등을 제공하겠다는 말을 하더군요. 나름대로는 결항으로 인한 미안함을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온 사람들과 예상외로 사람이 적었던 출국장의 모습
손가락 쿡! 로그인없이도 가능하답니다.
그런데, 그분들과 함께 몇명의 사람들이 따라오고 있더군요.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피로함이 역력한 그 사람들을 거리낌없이 찍어대고 있었답니다. 보아하니 팔에 모방송국의 완장을 차고 있었습니다.
그 영상만으로는 성에 안차는지 인터뷰할 사람들을 물색하러 다니느라 기자분이 정신이 없으시더군요.
그러나,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다들 언론에 지친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인터뷰를 요청하며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기자분에게 어떤 남자분이 말씀하시더군요.
<언론이라는 것이 우리가 인터뷰한 내용을 그대로 내보내주질 않는다. 본인들이 원하는 내용대로 짜집기를 해서 방송에 내보내지 않느냐! 그런데, 어떻게 인터뷰를 하겠느냐!!>
출국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있는 모방송국 사람들
결국 그 기자분이 인터뷰에 성공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9시뉴스에 나간다고 했었는데...
인터뷰할 남자분들 찾기가 너무 힘들다고 어딘가에 전화를 걸어서 하소연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
언론이 정확한 사실만을 전달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짜집기 이런거 말고요...
사람들이 얼마나 당했으면 저러나 싶기도 하고...
안그래도 피폐한 그분들에게 인터뷰를 해달라며 졸라대는것이 좋아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이 되어 티켓팅이 시작되었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되어 평소와 다름없이 끝났으며, 입국심사또한 시간대가 늦어서 그런지 오히려 더 빨리 끝났답니다.
제가 타고 온 비행기에는 한국사람보다도 중국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새로 생긴 하네다공항을 이용해서 비행기를 타기는 처음이었는데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버스를 이용해서 가게 되었는데 그 버스가 엄청나게 위험해서 좀 떨었네요. ㅋㅋ
신호등도 없는 비행장을 엄청나게 빠른속도로 운전하시는 기사분...깜짝 놀랐습니다. ㅠ.ㅠ
보통은 비행기에 탈 때 통로같은 길을 걸었었는데, 이번엔 버스에서 내려서 바깥으로부터 비행기 계단을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비행기를 타보기는 난생 처음이었답니다. ㅎㅎ
비행기를 타러 가기위해 타야하는 버스와 우리가 타야할 비행기
기왕 나온김에 아이들과 함께 푹~ 쉬다가 돌아가야겠습니다.
방사선 피해 한국에 왔는데, 황사로 인해 기침이 멈추질 않네요. ^^;
다들 황사로 인한 피해가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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