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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맘의 일본생활

미소 뒤에 감춰진 슬픔





동북지방 대지진이 일어난지 딱 한달이 되었답니다.
그동안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꿈같은 한달이었네요.
저는 텔레비젼을 잘 보지 않는 편인데(이곳에서 하는 한국드라마들은 가끔 봅니다. ㅎㅎ) 그동안은 계속 지진관련 뉴스나 속보를 들을 요량으로 틀어놓고 지냈었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또 한번 집이 흔들리는군요.
오늘 유난히 여진이 많이 일어나니 조금 걱정이 됩니다.

오늘도 습관처럼 텔레비젼을 켜니 지진후 1주가 지났을 즈음 방송에 나왔던 한 소년이 다시 나오더군요.
방송국에서 취재차 지진발생 지역에 갔을 때 만났던 소년이랍니다.
만11살,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합니다.

외할아버지와 함께 지진, 쓰나미 당시 실종된 엄마를 찾고 있었어요.
취재진들도 같이 있었던 그 시각에 그 아이의 이모에게서 아이 엄마가 타고나갔던 차를 찾았다는 연락이 왔지요.
차는 거의 수직으로 세워져있었고, 찌그러져있었답니다.
근데, 그 안에 사람의 모습이 보였어요.
취재진들이 가족들을 대신해서 경찰에 연락을 취해줬고, 차를 열어 사람을 확인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답니다.

아침프로 <토크다네>의 아나운서 아저씨.


쓰나미에 실려간 찌그러진 차에서 그것두 2주가 지난 시점에서 찾아낸 사람이 살아있다면 그게 기적같은 일이었겠지요. 결국 아이 엄마는 시신으로 돌아왔답니다.
그때 아이는 울지 않았어요. 상황을 이해는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답니다.
힘내라고 말하는 아나운서가 아이가 탄 차가 떠나자마자 오열 하는 소리를 들으며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남아서 저도 그 소년을 잊기가 힘들었답니다.
제가 엄마라는 입장에서 봐서 그랬나봐요. ㅠ.ㅠ


추천하실때는 로그인도 필요없답니다. ^^



그 아나운서도 그 소년이 잊혀지질않아서 3주만에 다시 찾아간 것이 오늘 방송분이었답니다.
소년은 의외로 참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어요.
사촌들과 장난치며 깔깔거리며 웃고, 미소짓고 있었지요.
이모가 엄마의 죽음이 슬프지않냐고 물었을 때 "나를 낳아준 사람이 죽었으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네요.
그러면서 쭈~욱 우는 모습을 보여주지않고, 밝은 모습만 보여주며 오히려 가족들을 본인이 위로했다고 하는군요.



엄마를 가슴에 묻은 소년. 밝게 웃고 있는 모습이 더 맘을 아프게 합니다.


전 왠지 그 소년이 아무도 없을 때 눈물 흘리고 있을 것만 같아 더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울었네요.
아빠도 없이 자신을 홀로 키운 엄마가 죽었으니 본인이 기대서 울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을까.
오히려 슬픔을 숨기기위해 애써 밝은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 아이가 웃는 모습이 정말 좋아서 웃고 있는거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겠지요.
오히려 웃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족들은 더 가슴이 아플거 같아요.

떠난 엄마도 남겨진 자식을 생각하며 편히 가지 못했을것만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가족들이 건강하게 옆에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사하며 떠나간 수많은 사람들의 명복을 빕니다.


피해지역에서 취재하고 있는 취재진들의 모습이네요. 생방송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