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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맘의 일본생활

까마귀들의 천국 일본





지난 주 둥이들이 학교로부터 안내문을 한 장 받아왔습니다.
또 무슨 행사가 있나 하고 읽어보니 학교행사 관련 안내문이 아니라 까마귀 주의문이더군요.
늦은 봄에서 여름까지가 까마귀들의 번식기라고 합니다. 딱 지금 이시기죠~

번식기에는 까마귀들이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민감해져 있는 관계로 조금만 위협적인 행동으로 보여진다 싶으면 공격을 하니 등하교길에 조심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주변에 산이 있는 것도 아니요, 공원에 갈때만 까마귀를 주의해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건물 주변의 나무나 전신주 등에도 까마귀들이 둥지를 짓고 살고 있으니 집으로 가는 길목마다 늘 주의를 하라는 것이지요.
아이들에게 당부를 했습니다.
등하교길에 까마귀들을 보면 절대로 쳐다보지 말라구요...--;
까마귀도 어린 아이들은 더 만만하게 봐서 쉽게 공격을 할 수 있기에 정말 신신당부했네요. ^^
사람도 산후에는 민감해지기 마련이니 까마귀도 그러려니 하고 이해를 해야겠지요? ㅎㅎㅎ

 


까마귀 둥지


전 제 생전에 까마귀들을 이렇게나 많이 보게 될거라고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까치만큼 흔한 새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오히려 까치 구경하기가 더 힘들거든요.

우리나라에서는 도시에서 까마귀를 볼 일이 없었기에 까마귀에 대해서 신경을 써 본 적이 없었답니다.
일본에 처음 와서 외출을 하는데, 시꺼먼 큰 새들이 곳곳에 보여서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었지요.
제가 워낙에 겁이 많아서 까마귀때문에 혼자서는 길을 지나가지 못해서 돌아간 적도 있습니다. ㅠ.ㅠ

우리나라에서는 도둑고양이들이 쓰레기를 뜯는 문제로 말이 많지만 일본에서는 도둑고양이가 까마귀 텃새에 밀려 쓰레기 근처에서 보기가 힘듭니다.
길거리를 가다보면 쓰레기를 뜯고 있는 까마귀들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답니다.
까마귀가 잡식성이다보니 음식쓰레기들을 아주 좋아하더군요.
그 중에서도 마요네즈를 비롯해서 기름진 음식들을 좋아한다고 하네요~ --;

쓰레기를 버릴때도 그물망을 쳐 놓던지 쓰레기 집적장소를 따로 만들던지 하면서 나름 대책들을 세우고 있고, 텃밭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사람들도 까마귀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온갖 궁리들을 하고 있답니다.
까마귀 모양의 새를 걸어두기도 하고, 반짝거리는 cd를 주렁주렁 달아놓기도 합니다.
이런 방법들은 까마귀에게 그곳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려서 오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아파트 베란다에도 까마귀들이 나타나기때문에 안심할 수가 없습니다.

까마귀!!
생긴 것만 봐도 무섭기 그지 없습니다.
색깔도 까맣고 일반새보다 월등하게 덩치가 크고, 부리가 무서우리만치 큽니다.
정말 저 부리를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든답니다. ㅠ.ㅠ
게다가 영리하기까지 하니 더 무섭지요.





한 번 찍힌 사람은 두고두고 위협을 한답니다.
그 위협이라는 것이 상대의 머리위까지 내려왔다가 올라가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본 적이 있는데, 전 그것을 공격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단지 위협을 하는 행위라고 하네요.
뒤에서 머리를 발톱으로 공격하거나 머리카락을 잡아서 끌어당기는 행위가 공격이라고 하는군요.
공격은 아니지만 사람이 가지고 있는 빵이라던가 음식물도 채가기 때문에 문제가 많이 되고 있답니다.

일본에서 까마귀는 길조였지만 이젠 유해조류로 분류되고 있을 정도니 까마귀로 인한 피해가 극심하긴 한가봅니다.
까마귀가 워낙에 동네에도 많아서 직접 사진을 찍어올리고 싶었으나 까마귀한테 찍힐까봐 무서워서...ㅎㅎ
직접 찍지는 못했습니다.
혹시라도 일본에 놀러오신다면 까마귀를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