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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맘의 일본생활

장애아에게도 동등한 일본교육





둥이들이 유치원에 들어갔을 때 같은 반에 다운증후군 남자아이가 1명 있었습니다.
처음에 전 여러가지 의미에서 다소 놀랐답니다.
우선은 공립 유치원이 아닌 사립유치원임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가진 아이를 받아들이는 유치원의 포용력이 가장 놀랍더군요.
그 다음이 그 아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스스럼없이 대하는 다른 부모들과 아이들의 모습에서 전율을 느꼈습니다.

그러고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그 아이뿐만이 아니었답니다.
다른반에 다운증후군 여자아이가 1명 더 있었고, 또 다른반에 다운증후군은 아니지만 지체장애를 가진 아이가 1명,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아이가 1명 더 있었답니다.

선생님들도 더 신경을 써줘야하는 것이 사실이기에 한반에 몰아넣지는 못하고, 나름대로 분산해서 반 배치를 해주었더군요.
첨에는 놀랐지만 갈수록 저는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과 엄마들, 아이들의 태도에 감동을 받게 되었답니다.

다운증후군 아이들은 정도에 차이가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이 유치원에 있는 아이들의 경우는 일주일에 한번만 따로 특수학교(?)같은 곳으로 오전에만 수업을 받으러 가는 것 같았고, 나머지 날에는 똑같이 수업을 받습니다.
첨에는 다른 친구들을 경계하며 물기도 했다는 그 아이들...
그러고나서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못했던 아이들...
그러나 아이들은 그 아이들을 다르게 대하지 않더군요.
보통 아이들끼리 싸우고 화해하고 그러듯이 지내는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들도 그 아이들을 가능한 똑같이 대해주려 노력하셨습니다.
운동회때도 발표회때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다른 친구들을 따라서 춤이면 춤, 연극이면 연극, 합창이면 합창, 합주면 합주까지 나름대로 잘 소화하는 모습에서 저는 왠지 모를 감동까지 받았답니다.
그게 당연한 모습인데, 그런 모습들을 접해보지 못한 저에게는 감동이었나봅니다. ㅠ.ㅠ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자신이 잘못했다 생각하면 미안하다는 말도 할 줄 알게 되었답니다. ^^
단지 발달이 일반 아이들에 비해 다소 뒤쳐지는 것이지 불가능한 게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교육하면 누구나 가능하다는 것 역시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답니다.

유치원에는 일주일에 한번 수영시간이 있습니다. 
버스를 20분정도 타고가는 수영장에서 하는데, 수영장 참관수업이 있어 1년에 한번씩 엄마들도 가게 됩니다.
그때 다른 반 다운증후군 여자아이를 보게 되었는데, 주변의 친구들이 하는 행동에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다른 여자아이들이 그 다운증후군 아이의 짐을 들어주고, 신발을 챙겨주며 행여나 계단에서 넘어질까 걱정되어 양쪽에서 손을 꼭 붙잡고 가더군요.
어쩜 그리 자상한지...어쩜 그 마음이 그렇게도 이뻐보이는지...
괜히 맘 한구석이 찡~했답니다.

그 아이들 중 한 아이는 지금 같은 초등학교에 입학했답니다.
똑같이 반 배치를 받고,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생활이 너무너무 재미있다고 한다더군요. ^^
다들 잘 대해주기 때문이겠지요?

이곳 구청에 있는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중에도 장애인이 많습니다.
전철역에서 빵을 파는 장애인들도 있습니다.
이젠 저도 익숙해져서 일까요...그들이 특별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장애는 누구나 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의 장애는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고, 그들이 가진 장애는 눈에 보이는 장애라는 점이 다른 것이겠지요~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을 쓴 오토타케 히로타다는 잘 알려진대로 팔,다리가 모두없는 선천성 4지 절단 장애인입니다.
그런 그가 태어났을 때 그의 엄마는 놀라서 기절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말했다고 하더군요.
"우리 아기가 너무 이뻐요~"
오토타케는 자신의 신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장애인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지낼정도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농구도 하고, 해외로 수학여행도 다녀오고, 고등학교까지 졸업했다고 합니다.
첨으로 자신이 장애인이라고 인식한 것이 재수시절이라고 합니다.
"장애인 시설이 없어서 당신을 받을 수 없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 첨으로 자신이 장애인임을 깨달았다고 하더군요.

장애인을 차별없이 동등하게 대해준 주변 환경에 의해 팔, 다리 모두 없는 그가 명문 와세다대학에 진학했고, 베스트셀러 책을 집필했으며, 강연을 다니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 3월까지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던 그는 4월부터는 동경에 보육원을 개원해서 원장선생님이 되었다고 합니다.

요즘 우리나라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점점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가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