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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일기/유아기

그리웠던 한국의 밑반찬문화





한국에 있는 가족들의 일본 방사능 걱정에 잠시 애들을 데리고 한국에 들어왔습니다만...
사실 이래저래 해야할 일들을 잔뜩 두고와서 여간 머리가 아픈게 아닙니다.
그러나, 뭐 기왕에 들어온 거 머리 아프게 생각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기왕 들어온 김에 여유롭게 놀고 먹다가 다시 들어가자!! 라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을 쌍둥범에게는 미안하지만 가족들이 편안하게 지내는게 쌍둥범을 위하는 길이라 그리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ㅎㅎㅎ

애들이 태어난 후 저는 한국에 오면 일정의 반은 시댁에서 지내고, 나머지 반은 친정에서 지내고 있답니다.
그리하면 양가 부모님들도 크게 섭섭해하지 않으실거라 생각하고 있거든요~

오늘은 시댁에서 지내는 마지막 날!
친구들과의 약속을 일절 잡지않고, 가족들과 보내기로 마음먹고 온 가족이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왔답니다.
마지막 점심으로 거하게 무엇을 먹을까...생각하다가 한국에 오면 빠지지않고 가는 곳!!
갈비집으로 정했습니다.

시댁에서 차를 타고 북한산을 바라보며 20여분정도를 가다보면 음식점들이 참 많이 나옵니다.
가는 중간중간 군부대들도 많아서 탱크나 보초선 군인들을 구경하는 걸 아들이 참 좋아라 합니다.
시부모님께서 저희가 올 때마다 데려가주시는 곳은 송추가마골이라는 갈비집입니다.
주말엔 그 집 갈비를 먹기위해 1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습니다.
오늘은 평일이라 완전 한가하더군요~ ㅎㅎ

                                                               
                                               손가락버튼 꾸~욱! 누르신 후 천천히 보세요..^^



                                   송추 가는길에 쫘~악 깔려있는 군부대


"직원만족이 최우선의 경영목표"라는 김오겸 회장이 경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직원들이 다들 인상이 좋고, 서비스가 참 만족스럽습니다.
전에 시어머님 생신때 한번 간 적이 있는데, 부모님께는 서비스라며 포도주도 한잔씩 올려주시더군요~


            2층 식사하는 곳으로 올라가는 길에 진열되어 있는 전시품들과 깨끗한 식당내부


올때마다 뭔가 하나씩 늘어나서 지금은 가마골만의 상품도 판매하고 있고,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계산대 주변에도 친절하게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물건들을 잔뜩 구비해놓고 있어 오늘도 딸래미 머리띠 한개, 아들래미 유켄도 멜로디시계 한개를 사주고 말았네요.
저였다면 어림도 없었을것을...할머니가 사주셨네요~ ^^;


                      1층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들과 2층 계산대 주변의 진열상품들~


갈비3인분을 주문하고 있으면 이것저것 밑반찬들이 참으로 많이 나옵니다.
전 한국에 오면 이 밑반찬 문화가 너무너무 좋습니다. ㅋㅋ 완전 외국인같죠?
한국에선 당연한 밑반찬이 일본에선 돈을 주고 사먹어야하다보니 왠지 사기당한 기분이 들때도 있습니다.
여러가지 샐러드에 김치류, 호박샐러드, 파절임 밑 반찬들...
제 눈이 모처럼 호강하는 날이었답니다. 0.0
그러면서 머릿속으로는 이게 일본에서 먹으면 얼마치야!! 하는 계산이...
계산 불가입니다.

 

 

                                    에피타이저같은 밑반찬들과 양념갈비~



미소된장국 한그릇에 200엔(한화로 약2500원 정도), 김치도 작은 종지그릇에 몇개 담아서 200엔...
속 터집니다. ㅠ.ㅠ
그래서 저희 가족은 일본에서 야끼니꾸에 잘 가지않습니다.
겁나게 먹는 아이들을 달랠길이 없어서 아예 집에다 숯불을 사다가 원없이 구워먹습니다.
연기때문에 화재경보기 울릴까봐 아예 떼고 먹습니다. ㅎㅎㅎ

이런 현실속에 오늘 먹은 밑반찬들은 너무나도 화려하고 맛있었습니다.
다른 음식점들에 비해 부실할지도 모르는 이 반찬들이 제게는 진수성찬처럼 보였답니다.
물론 본메뉴인 양념갈비는 입안에서 살살~ 녹았고요...
입가심으로 먹은 물냉면 또한 일품이었답니다.
둥이들도 한국음식 너무 맛있다면서 냠냠~ 잘도 먹어주었답니다.

음식 인심 후한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저는 일본에서 다른건 다 적응해도 음식점의 밑반찬 문화에는 적응이 잘 안되더라구요~
먹고 더 달라고 하면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는 문화!!
이 얼마나 아름다운 문화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