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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일기/초등학생

국제화에 발맞추어 가는 일본 초등학교 교육





국제화에 발맞추어 간다고 하면 흔히 영어수업을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영어는 필수인 시대니깐요.
일본 역시 어릴때부터 영어공부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달달 볶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여유롭게 가고자 하는 저희 가족에게는 행운이지요~ ^^

둥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전 일본의 공립초등학교에서 2011년부터 영어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일본 역시 사립초등학교의 교육은 엄청나기때문에 사립 초등학교에서의 영어는 의무화가 아니었던 시절부터 꾸준히 해오던 수업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공립 초등학교에서는 영어수업이라는 것이 딱히 없었답니다.
학교의 자율성에 맡겨져 있었지요. 영어수업을 실시하는 학교가 있는 반면 실시하지 않는 학교도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의무화가 되면서 둥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도 학기초에 영어선생님들이 초빙되어 오셨습니다.
네이티브 선생님 한분과 영어를 잘 구사하시는 일본인 선생님 한분이 오셨다고 합니다.

딱히 영어학원에 다니지 않는 둥이들은 그저 영어수업 시간이 즐거운 모양입니다. ㅎㅎㅎ
언젠가 들어본 단어들이 나오기도 하구...한국어도 아니고, 일본어도 아닌 다른 언어로 얘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영어수업이야 국제화 시대에는 보편적인 수업이라고 할 수 있으니 크게 감동받을 것도 없습니다.

제가 특이하게 보는 수업은 따로 있는데, 그 수업은 둥이들 초등학교에서는 국제이해수업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집니다.
그 수업이 무엇인지 상담시간에 선생님께 잠시 여쭈어 보았답니다.

국제이해수업은 매년 1개국을 선정하여 그 나라 선생님이 오셔서 아이들에게 자신의 나라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알려주시는 수업이라고 합니다.
매년 다른 나라가 선정되므로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졸업을 할 때까지 6개국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지요.
이런 수업을 어디에 가서 따로 받을 수 있을까요??
선생님들은 그 나라의 언어도 간단히 알려주시고, 그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그 나라의 국기는 어떻게 생겼는지 또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지 지도를 펼치고 설명해주시기도 하신답니다.
인사방법, 문화에 대해서도 간단히 알려주시지요.




한달에 한번 있는 수업이라 1년동안 수업을 한다고 해도 방학을 제외하면 10번정도밖에 안됩니다.
그래도 국제화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그 만한 수업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문화가정이 늘어나고 있고, 둘러보면 같은 교실에서도 일본인이 아닌 외국 친구들이 섞여서 같이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일본이라는 나라 이외에 다른 나라에 대한 지식을 들려주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일본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안도의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행운의 여신이 둥이들을 어여삐 보셨는지 올해 선정된 나라는 다름아닌 한국이랍니다. ㅎㅎㅎ
둥이들이 아주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습니다.
국제이해 수업이 있는 전날에는 담임선생님께서 미리미리 간단한 설명도 해 주시고, 둥이들이 속해있는 반 선생님께서는 맛보기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등의 인사도 친구들에게 알려달라며 부탁하시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 아이들이 낯설어 할까 염려되어 아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놀이 이름을 한국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둥이들에게 알려달라고 하셨다는군요.
흔히들 하는 <가위,바위,보> 같은 것들을 말입니다.
그 말을 듣고, 아이들이 집에 가서 엄마들에게 자랑하며 말하고, 계속해서 가위,바위,보를 읊조리고 있다고 하는군요. ㅎㅎㅎ

아이들이 어려서 사실 한국에 대해서 많은 것을 가르쳐주지 못했는데, 국제이해 수업덕분에 둥이들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제가 다 설레인답니다.
그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이 난리가 난다고 하네요.
이것 저것 가르키면서 한국어로 뭐냐고 물어보느라 정신이 없는 모양입니다.

내년에는 중국이 될지 미국이 될지 다른 어떤 나라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매년 국제이해수업이 기대되는 이유는 아이들이 새로운 세계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지않나 생각합니다.
맘 같아선 저도 같이 뒷자리에 꼽사리껴서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