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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육아일기/초등학생

자식 키우는 맛은 바로 이런 것!!





오늘은 잠시 고슴도치 엄마가 되어볼까 합니다. ㅎㅎㅎ
사실 지금 제 상태가 별로입니다. ㅠ.ㅠ
뭘 잘못 먹었는지...아주 배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속도 안좋구 말이죠...
그런 말씀을 시부모님께 드렸더니 은근히 뭔가를 기대하시는 눈치십니다. ㅎㅎㅎ
아기 생기면 배에서도 난리가 났던가 잠시 생각해 봅니다. --;; 그런거 절대 아니구요...

하여간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더니만 부모님도 부모님이지만 둥이들이 아주 걱정이 태산이네요~
엄마 아프다구요...
엄마가 화장실에 들어가 끙끙 앓으니 문 앞에서 떠날줄을 모릅니다. 강아지들 마냥...
아파죽겠는데, 계속 문밖에서 말을 거니 토할 것 같더라구요~ ^^
화장실에서 나오니 엄마 배를 살살 문질러줍니다.
자기들 아플때 엄마가 해주는 행동을 따라하는 거지요~

오늘은 엄마 컨디션이 별로 안 좋은 걸 알고, 알아서 란도셀도 착착 챙기고, 숙제도 혼자서 척척 잘 합니다.
아픈것도 싹~ 나을 것 같았답니다. ㅎㅎㅎ

둥이들은 어릴때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를 깨우지 않았습니다.
아침잠이 많은 엄마에게는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해가 뜨면 일어나는 아들과 일어나 놀고있는 오빠의 목소리에 깨는 딸래미는 침실에서 나갈때면 이불을 끌고와서 엄마에게 살포시 덮어주고 나간답니다.
"우리 엄마 이불 덮어주고 나가자. 엄마 배탈나면 안되니깐...엄마 많이 피곤한가보다." ㅠ.ㅠ
그 소리 들으며 이불속에서 눈물 흘릴때도 있었답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퍼붓는다고 합니다.
아무런 조건없는 사랑을요. 나의 아빠, 엄마이기에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게 폭력부모라고 하더라두 아이들에겐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 아이들의 부모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깨는 건 어른들의 지속된 잘못된 행동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론적으론 알겠는데 부모도 사람인지라 소리도 지르게되고, 잔소리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런 엄마가 야속할 법도 한데, 아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엄마를 또 챙겨줍니다.

아직 며칠 남았지만 시부모님께서 계시는 동안도 아이들의 그 사랑은 멈출 줄 모르더군요. ㅎㅎㅎ
할머니가 둥이들 먹으라면 사과를 깍아주셨습니다. 6조각정도 나왔습니다.
하나씩 먹더니만 저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러더니 딸래미가 할머니께 말하네요.
"할머니~ 엄마 사과는 없어요? 엄마도 먹어야하는데..."
엄마는 이따가 먹으면 된다고 말했는데도 막무가내입니다.
"그럼 남은 건 엄마 사과니깐 아무도 먹지 마세요!! 우리 엄마도 사과 좋아해요..." ㅠ.ㅠ

역시나 자식밖에 없습니다. 덕분에 배 터질것 같은데, 사과 두쪽이나 먹었습니다. ㅎㅎㅎ
그렇게 챙겨주는 음식 먹고 탈이 날지언정 안 먹을수가 없더라구요.
엄마가 맛있게 먹는 걸 보며 둥이들은 흐뭇해합니다. 뭔가 바뀐것 같지요? ㅎㅎ

 




그러더니 며칠 뒤 저녁식사를 할 때였습니다.
늘 4식구가 식사하던 식탁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시면서 6명으로 인원이 늘어나는 바람에 음식 준비를 하는 할머니와 엄마의 자리는 식탁 양 가장자리가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반찬이 조금 멀어지게 되었지요.
메인 반찬은 두군데에 배치를 해서 가까운데, 소소한 반찬들은 중앙에 위치한 관계로 저한테 조금 멉니다.
팔을 길게 뻗어 반찬을 하나 집어 먹었는데, 그걸 옆에서 보던 아들이 아무소리 없이 반찬 그릇의 위치를 엄마에게 가까이 끌어다줍니다.

그 모습들을 지켜보시던 어머님께서 저에게 그러시네요.
"애기야~ 넌 좋겠다!! 엄마 사과 못 먹을까봐 챙겨주는 딸도 있고, 엄마 반찬 멀다고 끌어다주는 아들도 있으니 말이다." ㅎㅎㅎ





그렇네요...듣고 보니 정말 좋습니다.
엄마를 저리 챙겨주는 아이들이 있으니 든든합니다.
이 맛에 눈물, 콧물 흘리면서도 자식을 키우나 봅니다.
오늘도 아이들에게서 또 하나를 배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