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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맘의 일본생활

한해의 무병무탈을 기원하는 일본의 행사





오늘은 음력으로 1월 15일
정월대보름이죠?
요즘에도 행사들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어릴때만 해도 정월대보름 밤에 개천에 나가면 아이들이 쥐불놀이를 참 많이 했었지요.
이젠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옛 일이 되어버렸지만요. ^^

일본에서는 정월대보름이라고 특별한 행사는 없는 듯 합니다.
그런데, 이 시기즈음이 되면 일본에서도 대대적으로 하는 행사가 있답니다.
매년 2월3일을 절분이라고 하며, 악귀를 쫓아내고 복을 부르는 의식(?)을 치른답니다.
이날엔 사람들이 콩(마메)을 던지면서 이렇게 외칩니다.
<오니와 소또, 후쿠와 우찌!!>
번역을 하자면 도깨비는 밖으로 나가고, 복은 집으로 들어와라~ 는 말이 됩니다.

원래 절분은 각 계절이 시작하는 날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의 전날을 말하는데, 4계절의 시작때마다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은 아니고요, 보통은 입춘의 전날에 행사를 한다고 합니다.
원래는 중국의 풍습이 일본에 전해진 것이라고 합니다.
이 시기가 되면 마트에는 콩 진열대가 크게 마련된답니다.
덤으로 도깨비 가면을 주기도 하지요.




유치원이나 학교에서도 이와 관련된 행사를 하는데요.
특히나 유치원에서는 선생님들이 도깨비 분장을 하고, 나타나기까지 한답니다.
그럼 아이들이 콩을 도깨비에게 던지며 <오니와 소또~!> 라고 외쳐야하는 겁니다만...
겁에 질린 어린 아이들은 도망가서 숨기에 바쁩니다. ㅎㅎ

저도 이런 행사들이 있는 줄 모르고, 유치원에 보냈는데 둥이들이 아주 기겁을 하고 집에 돌아오더라구요.
유치원에 도깨비가 나타났다고 하면서 말이죠.
콩을 던지기는 커녕 실내화가 벗겨지거나 말거나 도망쳐서 피아노 밑에 숨었다며 큰일 날뻔 했다고 말하더군요. --;
피아노 밑에는 많은 아이들이 숨어있었다고 말입니다. ^^

매년 하는 행사다보니 그 다음해에는 좀 적응이 되서 울지는 않은 모양인데, 역시나 맘 약한 둥이들은 도망을 쳤다고 합니다.
그래도 콩은 던졌다고 하니 그 덕분에 우리집에 도깨비는 들어오지 못했을 겁니다.

콩은 도께비에게 던지기도 하지만 먹기도 합니다.
원래는 자신의 나이수만큼 먹는거라고 하네요.
그런거 다 무시하고 저희는 몇봉지씩 먹습니다. 왜냐하면 이 시기가 아니면 잘 팔지않는 콩도 있거든요. 
자신의 나이수보다 1개를 더 먹으면 몸이 건강해지고,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답니다.
1년동안의 건강을 비는거죠.

나라마다 한해를 시작하는 시기에는 무병무탈을 기원하는 행사들이 나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도깨비에게 던지는 콩도 먹었고요, 또 땅콩도 깨물어 먹었습니다.
그럼 몸도 건강해지고, 복도 들어오고, 부스럼도 안 생기겠지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