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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맘의 일본생활

해외에 살면서 내가 더 건강해진 이유





굉장히 오랫만에 글을 쓰는 듯한 느낌이...ㅎㅎㅎ
제가 사는 이곳 일본은 지금 전국적으로 인플루엔자 경보가 내려진 상태랍니다.
그래도 여태껏 한번도 걸려본 적이 없고, 둥이들도 예방접종을 끝낸 상태이기에 조금 안심을 했었답니다.
근데...아들래미 반에 인플루엔자 환자가 한명 나오기 시작하니 그뒤로 연속적으로 발생을 하더군요.
급기야 매일 신나게 뛰어놀아 체력만큼은 자신있었던 아들이 덜컥 인플루엔자에 걸려왔습니다. ㅠ.ㅠ
열이 40도에 육박하고, 타미플루를 처방받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꼬박 하루는 고열에 시달리며 죽은듯이 누워있었던 아들이 이튿날부터 열이 조금 내리고 살아나기 시작했답니다.

아시다시피 인플루엔자는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기에 열이 내린후 이틀이 지난후에야 학교에 갈수가 있답니다.
덕분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아들과 5일간 집에서 씨름을 했습니다.
딸래미에게 옮기지 않게 하기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 결과 딸래미는 건강합니다만...
아무래도 제가 살짝 옮은것 같습니다. ㅠ.ㅠ

고열은 아니지만 온몸이 쑤시고 아프네요.
지속적인 미열과 기침이 나오곤 있는데, 지금 감기약을 먹으며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그 정신력이 인플루엔자도 밀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저는 잔병치레를 좀 자주 하는 편이었답니다.
감기는 원래 달고 살았고, 허리도 자주 아프고, 두통에도 자주 시달립니다.
소화불량에 어깨결림도 심하고...등등 신혼초까지만 해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낳고 부터는 달라졌답니다.
왜냐하면 제가 아프면 제 스스로가  몇배로 고생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지요.
아파서 힘들어 죽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이기에 아이들을 챙겨야하기 때문에 몸이 더 고달파지더라구요.
있으면 큰 도움이 되는 신랑이지만 회사가지말고 있어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해외에 있으니 아프고 힘들어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저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더군요. ㅎㅎ
거기에 엄마라는 사실까지 덧붙여져서 더더욱 강해졌습니다.

내가 쓰러지면 우리집이 힘들어진다!! 뭐..그럼 사명감이 생기더라구요.
사실 굳이 해외가 아니더라도 한국에 사시는 분들중에 친정이나 시댁의 도움을 받기 어려우신 분들은 이해하실 겁니다.
괜히 나 아픈거 때문에 애들데리고 병원갔다가 거기서 여러가지 병이라도 아이들이 옮아올까봐 병원도 선뜻 가기 힘든것이 사실이거든요.

아프면 서러운데, 거기다 아이들까지 챙기다보면 눈물이 날때가 많답니다.
아플땐 신랑이 퇴근하는 시간만 기다리게 된다죠~ ㅎㅎ
저는 그런 사실때문에 둥이들을 낳고나서는 크게 아파본 적이 없답니다.
제가 아플때는 한국에서 시부모님이 저희집에 오실때랍니다.

누군가가 아이들을 봐줄수 있고, 안심하고 맡길수있다는 안도감에 그동안 꽉 조여맸던 긴장감이 순간적으로 풀어지나봅니다.
시부모님께서 계실때면 꼭 한번씩은 앓아누웠던 것 같습니다.
저를 걱정해주시는 부모님이 계시고, 챙겨주시고 하니 병도 빨리 낫더군요.
아플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더라구요.

저희집에는 못쓰는 작은 냉장고가 한대 있는데요...
그걸 어떻게 할까 하다가 윗칸에는 아이들 과자를 넣어두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고요...
아랫칸은 약국으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오만 종류의 약은 다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심 될 것 같네요.
80프로 이상이 저를 위한 상비약입니다. ㅎㅎㅎ
사용할 일이 안생기는 것이 가장 베스트이긴 하지만 병원에 가기 힘든 제가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구비해두곤 한답니다. 보고있으면 든든하거든요.



                                                 저희집 약국입니다. ㅎㅎ
                   일본친구가 집에 놀러왔다 이곳을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하더라구요.




해외에서의 삶은 사람의 정신력은 모든 인간의 능력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어 준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프면 음식도 해다주고, 챙겨주는 일본친구들이 생겼지만 이젠 몸이 익숙해졌는지 크게 아프지 않네요.

이웃분들도 올 겨울 인플루엔자 걸리지않게 조심하세요~